[뉴스핌=문형민 기자] 증권사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6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국내 증권사들도 주가 희석에 더해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면 7만원까지 대폭 낮추기도 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7만원으로, 솔로몬투자증권은 7만 7000원으로 LG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Set 사업체들은 사업구조 상 반도체, LCD와 같이 생산 장비에 대한 대규모 선행 투자 집행이 요구되는 사업에 비해 R&D 및 브랜드 등 경상적인 투자가 주요 대상이 된다"며 "M&A 및 신사업 진입 등을 위한 일시적 투자를 제외하면 대규모 일시적인 선행 투자 집행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LG전자가 결정한 11.74% 증자비율 대비 할인율 20%는 최근 유증을 집행한 타업체들의 할인율과 비교해도 결코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라며 "특히 최근 연이어 신용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된 이후 결정이라는 점도 대규모 유상 증자 결정 배경에 대한 의문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기존 10만원에서 7만 7000원으로 23% 하향 조정한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희석과 투자자 신뢰도 하락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외국계인 UBS증권은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6만4000원을 유지했다.
UBS는 "이번 유증으로 순부채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49.6%에서 37.1%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상증자로 모을 자금의 사용계획에 채무 상환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쓰일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화증권, 키움증권 등은 주가희석비율 만큼만 반영해 목표주가를 9만~9만 1000원 정도 낮춰잡았다.
김운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희석률 13.13%"라며 "LG전자 주가는 전날 13.7% 하락해 이미 반영됐다"며 "내년의 자금 확보 여건이 현시점에 비해서 악화될 것에 대한 우려가 있고, 보다 나은 여건에서 재원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시 "유상증자의 관건은 향후 자금의 사용 용도"라며 "회사측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스마트폰과 미래사업에 대한 R&D 투자 확대라고 밝힌 만큼 하이닉스 인수 참여 등 다소 무리하다고 보여지는 M&A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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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