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대통령 출신 모교로 '왕립대'라는 별칭을 얻은 고려대학교가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소위원회에서 화제로 등장했다.
지난달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소위 2차 회의에서는 금융위원회의 녹색 MBA(경영학석사) 특화 전문대학원 사업예산 문제가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고려대 출신인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이 "고대가 제일 좋은 학교"라고 하자 학교 후배인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형님 말씀이 맞다"며 맞장구를 친 것이다.
백 의원은 고대 법학박사 출신이며 박 의원은 고대 정치학과 석사 출신이다.
금융위 녹색 MBA 과정은 모두 5개 대학이 신청, 선정심사위원회를 거쳐 KAIST(한국과학기술대학원)와 고려대 대학원이 최종 프로그램 수혜자로 선정된 바 있다.
서울에 있는 두 대학만 수혜자로 선정되자 여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금융위가 지방 대학에 대해서도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날 같은 자리에서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대구시 중구남구)은 "금융인력은 부산에도 있고 광주에도 있고 목포에도 있고 대구에도 있다"며 "하지만 고대에서 인력을 양성해서 금융중심지에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금융위의) 예산배분 자체가 잘못됐다는 내용을 수차례 문제 제기했다"며 금융위 측에 설명을 다시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추경호 부위원장은 "녹색 MBA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일부에서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집행 과정에서 운영경비 등에서 일부 비효율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 부위원장은 녹색 MBA 제도 운영 2년이 지난 시점인 올해 연말까지 운영실태를 종합 평가해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고대나 특정학교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하겠다는 얘기냐"는 질문에는 "학교는 기왕에 계약된 문제이므로 운영을 할 것이며 경비 배분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때 다시 나선 백 의원은 "학교가 자꾸 거명되는데 고대를 특정해서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반 사회에서도 고대 MBA는 진짜 탑 중의 탑"이라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자신의 발언취지에 대해 "부산에도 금융전문인력을 좀 키워야 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에서 발언한 것"이라며 "서울에서 금융인력을 키워놓으면 부산으로 안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학교를 지칭해서 왜 몰아주냐는 차원의 문제 제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질의와 관련 "돈이 많은 대학보다는 이왕 줄려면 지방 학교에 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며 "지방대학 육성 차원에서 그렇게 해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녹색MBA 프로그램의 예산이 학생들보다는 학교 측의 비용처리나 행사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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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