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엔이 6일 연속 하락하며 100엔을 뚫고 내려갔다. 이는 200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에 대해서도 유로는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유로존이 부채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데다 내년 1분기 주변국의 국채 발행이 몰리면서 유로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시장 관계자는 입을 모았다.
30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엔은 장 초반 99.76엔까지 하락, 200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유로는 엔에 대해 1% 가까이 하락했다.
달러에 대해서도 유로는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뉴욕 현지시간 오후 2시24분 현재 유로/달러는 1.2953달러를 기록, 유로가 0.2% 하락했다.
스페인이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GDP의 8%를 기록, 당초 목표했던 6%를 웃돌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로 하락 압력을 높였다. 스페인은 대대적인 긴축에 나서기로 했다.
엔은 달러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엔은 장중 1% 하락한 76.90엔을 기록한 후 낙폭을 축소, 77엔 선을 회복했다. 달러 인덱스는 0.3% 떨어진 80.189에 거래됐다.
트래블렉스 글로벌 비즈니스 페이먼트의 조 마님보 외환 애널리스트는 “유로/엔이 내년 100달러를 지속적으로 밑돌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의 조사 결과 업계 애널리스트는 내년 1분기 유로/엔이 99.0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BS의 브라이언 킴 전략가는 “유로존 부채 위기에 대해 시장이 피로감을 내비치고 있다”며 “연말쯤이면 일정 부분 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고 지적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엔은 달러 대비 5.3% 상승했고, 아프리카 랜드와 멕시코 페소가 각각 18%, 11.5% 뛰었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 2.1% 하락해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