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등 정유업계도 사태파악에 촉각
[뉴스핌=곽도흔 기자]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대규모 정전 사태에 이어 올해 초에는 이란발 국제유가 급등 우려로 에너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도 사태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한 민간연구원은 이란 위기가 1년 이상 장기화될 경우 1, 2차 오일쇼크에 이은 3차 오일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내놨다.
지경부는 11일 홍석우 장관이 주재하는 에너지 점검회의를 열었다. 에너지 점검회의에는 조 석 2차관 및 에너지자원실·국장, 자원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에너지 점검회의는 겨울철 전력수급 안정화를 비롯해 최근 이란 제재 등에 따른 에너지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만들어졌으며 이날 처음 개최됐다.
이명박 대통령 한-중 정상회담을 수행하기 위해 9일 방중했던 홍 장관은 이날 귀국하자마자 출근해 에너지 점검회의에 참석했다.
이란 위기의 원인은 이란이 우리나라의 주요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원유물량은 모두 8724만배럴(bbl)로 이중 이란산이 8.32%인 726만 배럴에 이른다.
또 이란이 점유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들의 주요 원유 수송로로서 전체 원유 교역의 20%, 해상을 통해 교역되는 원유의 35%가 통과하고 있다.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미국은 의회가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경제주체가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일단 이란산 원유 수입을 계속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지가 워낙 강경해 상황은 유동적이다.
<이란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
특히 이란산 중질유는 다른 원유에 비해 저렴하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뿐 아니라 다른 정유사들도 직접적인 피해는 없더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 다른 종류의 원유가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와 경제적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란 위기가 6개월 이내의 단기전이 될 경우 국제유가가 160달러 내외가 되고 국내 물가가 5.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위기가 1년 이상의 장기전이 될 경우는 이란을 둘러싼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이 중단 또는 크게 감소하면서 국제유가가 210달러(물가는 7.1%)에 이르는 등 제 1, 2차 오일쇼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성근 선임연구원은 “무엇보다 물가안정 등 경제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방안이 필요하고 국제유가 급등사태 및 오일쇼크를 대비해 비상대책 마련과 석유비축 규모 증대 및 에너지수급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연구원은 “에너지 절약 등 기업의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다가올 에너지난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동지역의 상시 모니터링 등 네트워크 정보망 구성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경부는 일단 매주 수요일 장관이 주재하는 에너지 점검회의를 열고 적극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매주 수요일 회의를 통해 전력수급, 에너지 가격, 에너지 절약, 원전 등 최근 에너지분야의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석우 장관도 매주 산업·에너지 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경제단체, 금융기관 등 유관기관과 관계부처와도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지난해에는 9월15일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중경 장관이 물러나는 등 비상상황을 맞은 바 있어 제2의 에너지 위기 상황을 맞은 홍 장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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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