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노후 복지대책 양극화 우려
대기업에 몸담고 있는 베이비 부머세대들도 퇴직후 고민이 많다. 대기업 샐러리맨도 현역을 떠나면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노후불안등 걱정의 근원은 여타 샐러리맨과 마찬가지다. 뉴스핌은 신년기획 일환으로 전자 이동통신 자동차 조선 유통등 국내 주요 기업의 베이비부머 직장인 100인의 퇴직전후의 대책과 바람을 물어봤다. 인생 100세 시대에서 이들이 리타이어 푸어(Retire Poor)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편집자 주>
[뉴스핌=양창균 기자] 베이비 부머 세대가 현재 소속된 기업규모에 따라 노후준비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 노후준비에 대한 일종의 양극화 현상이 베이비 부머들간에도 상식선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중소기업에 근무중인 베이비 부머세대와 달리 대기업에 재직중인 베이비 부머세대의 경우 10명중 9명이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1월11일자 기사 참조>
이는 전경련이 중소기업의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0%이상 퇴직 후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큰 격차를 보이는 수치다.
그만큼 대기업 종사자들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고임금의 연봉을 기반으로 차근차근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더욱 부러운 사실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퇴직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뉴스핌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등 국내 주요 4대그룹을 대상으로 '퇴직프로그램'을 파악한 결과, 이들 그룹은 대부분 계열사단위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 가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룹 이미지, 위용에 맞게끔 상대적으로 50대 임직원의 퇴직후를 고려하는 노력이 앞서 있다.
이는 중소기업 베이비부머 세대들에 대한 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퇴직프로그램'이 비교적 잘 짜여진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프로그램은 없고, 삼성전자가 가진 프로그램을 대표격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지원실 윤주화 사장을 비롯해 인사팀 원기찬 전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력컨설팅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경력컨설팅센터'는 서울 뿐만 아니라 수원, 기흥, 구미에서도 운영된다.
<사진설명>=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17일 서울 서초동에서 임직원의 체계적인 인생 설계 지원을 위한 '경력컨설팅센터 개소식을 가졌다.(왼쪽에서 네번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윤주화 사장, 다섯번째 삼성전자 인사팀 원기찬 전무) |
경력컨설팅센터는 전문가들로부터 임직원들이 재무설계, 건강관리, 인간관계 등 성공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생애설계교육은 물론, 퇴직 후 창업 컨설팅까지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임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경력을 개발, 관리 할 수 있도록 취업과 창업 정보를 제공하고 자격증 취득 등의 역량 개발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퇴직 후 취업을 원하는 경우에는 구인 기업과 연계해 취업을 주선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에도 컨설팅과 실질적인 행정 업무를 지원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당시 개소식에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윤주화 사장은 "장기적인 경력 개발과 관리에 대한 임직원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회사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 역시 나름대로 퇴직 문턱에 있는 임직원들의 노후를 위해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 처럼 자체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외부전문컨설팅업체를 선정해 임직원들의 노후준비를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이 선정한 외부전문컨설팅업체는 전직프로그램은 물론 창업지원 재무설계등의 종합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 퇴직임원들의 모임인 '유경회'나 '상우회'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전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K는 임원이 퇴임할 경우 사업부장/실장(상무급)퇴임 시 1년, 부문장(전무급) 퇴임 시 최대 2년 내에서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하고 재직 시 급여의 80% 정도를 지급하고 있다.
LG그룹도 삼성그룹과 비슷하게 그룹차원의 특정 퇴직프로그램은 없으나 게열사로 각각 운영중이며 이중 대표계열사인 LG전자 모델을 모델격으로 제시했다.
LG전자는 퇴임 임원을 위해 아웃 플레이스먼트(Out Placement)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퇴직하는 임원이 희망할 경우 전직 알선 또는 회사비용으로 창업컨설팅 전문기관에 의뢰해 창업 또는 취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프로그램은 퇴직에 따른 충격을 완화시키고 새로운 인생 설계에 대한 지원으로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2년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6개월 과정으로 정리단계, 탐색단계, 새출발 단계의 3단계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퇴임한 임원들에게 퇴임 후에도 출근할 수 있는 사무실을 제공, 퇴임 인원들간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며 "재테크 등 회사생활을 하면서 몰랐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퇴임 후 적합한 인생경로를 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다른 주요 그룹과 엇비슷하다.
현대차는 55세 이상 재직자 또는 퇴직자 중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창업 및 재취업 교육을 4박 5일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에게 재테크에 대한 강의를 열어 연금과 금융 정보 등을 소개함으로써 노후를 대비하게 하고 있다.
재취업 교육의 경우, 퇴직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강의를 청취하려는 수요가 급증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계열사별로 재취업 교육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특히 현장 숙련 기능공의 퇴직후에도 이들을 활용하는 현장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가동, 베이비 부머들의 노년 애환을 위무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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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