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지만 건설업계의 시계(視界)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00대 건설사중 24개 업체가 워크아웃·법정관리에 빠져있을 만큼 건설업계의 침체는 개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업계의 심정도 다급해졌다. 올 한해는 유럽發 국제 금융위기가 여전한데다 국내 경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건설업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화두를 '생존'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업계는 다양한 내용의 대안을 찾아나서기에 분주한 상태다. 그러나 대안은 공종의 다각화, 수주지역 확대와 같은 그간 익히 알려졌던 내용만으로 부족하다. 업계와 시장, 그리고 정부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할 부분인 것이다.
온라인 종합경제지 뉴스핌은 건설업계의 화두인 생존과 그를 위한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세계 7위에 랭크된 국내 주요산업인 건설업의 또 다른 비상과 함께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의 중심에 있는 건설업계 상호발전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註]
[뉴스핌=백현지 기자] 국내 주택시황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 시장을 통해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까지 주요 6개 대형사는 일제히 올해 해외사업 비중을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해외건설협회는 2012년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업체들이 해외에서 700억 달러 내외의 수주 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해외 수주실적은 총 591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83%에 불과했지만 정부차원의 수주가 추진됐던 UAE원전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최고 실적이라고 해외건설협회는 평가했다. 이러한 최근 호조세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올해 해외시장에서 700억 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50% 가량인 해외수주 비중을 65%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삼성물산도 해외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도 올해 해외에서 수주 비중을 지난해 대비 5%p씩 늘릴 계획이다.
◆ 기존 강세 중동, 신시장 아시아 동시 공략
해외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지역에서 영향력 유지와 신시장 개척이 선과제로 평가된다.
국내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지역에서는 올해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주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입찰경쟁을 통해 최저가업체를 선발하는 중동시장에서는 국내 건설사의 수혜가 예상된다.
지난해 신규수주만 165억 8800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며 해외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발전설비 수주 증가로 국내건설사 해외 수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해외 열린시장에서의 하이드로 카본 플랜트 발주가 지난해 대비 22%증가할 전망으로 세부적으로는 정유프로젝트가 전년대비 182% 증가하며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7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아시아에서도 200억 달러 이상을 수주해 성장을 이어가며 중남미는 지난해에 미치지 못해도 수주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이른바 '닫힌 시장'에서도 지난해 GS건설이 스페인 환경업체 이니마를 인수한 것처럼 M&A를 통해 유럽 등으로 신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S건설 플랜트기획팀 김용선 팀장은 “중남미 등 지역에서 수주 시 파이낸싱 제공까지 함께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GS건설은 일본 펀드와 연계하는 등 자금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팀장은 “지난해 스페인 환경업체 이니마를 인수한 것처럼 올해에도 해외 기업 M&A를 통한 신시장 개척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1 국가별 수주 현황, 단위: 1000달러 [자료제공=해외건설협회] |
◆ 리비아, 이란 포르무즈 해협 등 국제 이슈 ‘촉각’
지난해 초 리비아 민주화 사태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현지에 근무하던 국내건설 근로자들이 철수했으며 현지 사업도 장기 표류되는 양상을 보였다.
반군의 트리폴리 점령과 카다피 사망이후 리비아 정국도 진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국내건설사들은 리비아 사업 재개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실제로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올해 리비아에서의 수주 기대액을 ‘0’원으로 책정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이란 핵무기 개발설도 국내 건설사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방국가들이 이란의 원유 수출길을 막겠다고 나서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대응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와 가스 파이프라인의 집결지로 전세계 원유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 해협이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주요 국가에서 수행되는 프로젝트 구매 및 물류 위험도가 커져 원가율 상승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국내건설사는 이같은 해외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 대형 공사 수주 선점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발주 물량 증가와 GCC국가의 발주시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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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