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한건설사재직협의회(건자회)가 10일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에 대해 시멘트 불매운동을 벌이면서 또다시 건설업계와 자재업계간의 대립이 시작됐다.
건설업계와 자재업계가 가격 인상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매번 자재 가격 인상때 마다 반복되는 사태로, 새로울 것이 없는 만성적인 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상폭이 지나치게 커 건설업계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건자회는 건설회관에서 회원사들간의 회의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의 배후는 무엇보다 최근 레미콘 업계가 시멘트 가격 인상을 이유로 조업 중단을 결의한 데 있다.
실제로 시멘트 등 건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매우 가파르다.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등 주요 시멘트 제조업체 7곳은 지난달 톤당 가격을 6만7500원에서 최대 7만7500원까지 15% 올렸다. 이는 앞서 지난해 6월 30% 인상된 것까지 감안하면 반년이 조금 넘는 사이 무려 45%까지 시멘트 값이 치솟은 것이다. 이에 따라 8개월전 톤 당 5만2000원이었던 시멘트 값은 무려 7만원대까지 치솟아 레미콘 업계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건자회를 대표로 한 건설업계와 공급 중단 파동까지 겪었던 철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제강업계는 이달 출고되는 고장력 10㎜ 철근 가격을 전월대비 톤당 3만원 올린 87만원으로 책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건설사에 통보했다.
제강업계는 앞서 지난달 톤당 81만원에서 84만원으로 인상한 만큼 철근값도 두 달 만에 10%가까이 올라버린 셈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공급단가 문제를 놓고 언제나 건자회와 힘겨루기를 하던 레미콘 업계가 이번엔 시멘트값 인상에 반발, 조업중단에 들어가면서 건설업계의 표적도 시멘트 업계로 이동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건설업계는 최근의 잇따른 자재가격 인상러시가 자재 공급업체가 일방적인 인상 통보를 해오고 있는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 자재 가격의 경우 건자회와 자재업체 등이 분기별 출하가격 협의를 통해 가격을 책정해오던 것이 관례였지만 최근 인상된 건자재 가격은 공급업체의 일방적 통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건설업계는 9일 건설회관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건자회 소속 28개 업체에서 40여 명의 실무자들이 참석할 정도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인상요인을 수긍하긴 하지만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높은 폭의 가격 인상분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며 "동시다발적인 건자재가격의 대폭 인상으로 건설업계의 경영난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하도급사는 자재가격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공사 수행에 차질이 크다"며 "특히 최근의 건자재 가격 인상러시는 회사 경영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재업계도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건자회의 불매운동 선언에 대해 "굳이 대응할 필요를 못느낀다"며 자재가격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결국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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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