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삼성전자가 여타 경쟁 업체들을 압도할 만큼 탁월한 경영 성과를 자랑하지만, 주가수익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증시 내 비중이나 지배구조 문제 등 해결하기 힘든 요인에 기인한 면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지적했다.
WSJ는 먼저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들과 비교할 때 '딴 세상'에 존재하는 기업처럼 화려한 실적을 구가하고 있는 점을 소개했다.
삼성의 실적 가이던스에 따르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수준이 5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씨티그룹은 주력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향후 2년간 영업이익을 2배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반도체 분야도 대부분의 아시아지역의 칩 제조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삼성전자 사업부문은 20%의 이윤마진을 발생시키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차별적이라고 소개했다.
또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1/3을, 모바일 D램 시장에서는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70억 달러를 들여 중국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칩 제조공장은 생산량은 향상시키되 비용은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아가 텔레비전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는 것은 다른 소비자 가전 업체들에겐 부담이 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여기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내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판매 수익의 1/4이 삼성전자에게 돌아갔다. 가장 경쟁 업체에 가까운 LG전자는 14%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주요 업체로 값싼 중국제 폰과 고가의 아이폰과 같은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삼성의 세계 핸드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지난해 20%정도에서 2015년까지 29%로 뛸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만 20% 가까이 오른 삼성전자의 주가가 여전히 디스카운트 요인에 직면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는 것이 WSJ의 지적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의 두 배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예상실적의 9.5배 정도에 거래되고 있어 14배인 미국 애플이나 LG전자 등과 비교된다는 것.
이에 대해 WSJ는 CLSA사의 니콜라스 바라트 애널리스트는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내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제한을 받고 있다는 점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코스피 내 비중은 17%에 이른다.
또다른 이유로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배권을 보장하는 복잡한 지분 구조가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점도 지적했다.
WSJ는 삼성전자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딴 세상에나 있을 법한 획기적인 그 무언가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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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