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 "신뢰성이 떨어지는 매체인데 왜 국내 언론들이 다 받아서 기사화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국내 굴지의 대기업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지난 16일 국내 증시는 폭락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의 낙폭이 커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유럽 위기가 시장 폭락의 주된 이유였지만 미국 애플과 일본 엘피다가 공급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한 대만 매체의 보도가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IT업체들 주가를 끌어 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루 동안 전일대비 6.18%, SK하이닉스는 8.89%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다음날인 17일 주요 증권사 연구원과 전문가들이 그 보도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며 급락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급락 하루만에 6.29%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하루 사이로 급등락하는 시장의 혼란을 보며 증권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외신의 신뢰가 가지 않는 추측성 보도와 이를 그대로 국내로 옮기는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 매체의 보도는 이전에도 오보가 많았다"며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를 외신발이라는 이유로 그대로 받아쓰는 국내 언론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사실 외신발 기사는 국내에서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기사 속도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사실 확인보다는 보도 자체에 비중을 두고 기사를 옮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외신을 접하기 쉬워지면서 외신의 오보에 국내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적으로 최근 현대자동차 역시 독일 BMW그룹과 엔진개발 등에서 제휴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현지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전혀 근거가 없고 정 부회장이 BMW와 접촉한 사실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며 파장 확산을 차단하고 나섰다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주요 외신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외신들의 추측성 보도나 오보가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보도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해외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한 언론의 스크린 기능과 업체들의 신속한 해명이 절실해 보이는 때. 소식을 접하는 투자자 역시 외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 보다는 해당 기업의 목소리에 한번 더 귀 기울이는 것이 혼란을 피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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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