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고수익채권(정크본드) 가격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리스에서 다시 촉발된 유로존 부채위기 문제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연초 활황을 이뤘던 정크본드 시장이 냉각되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정크본드 시장은 6일 연속 하락해 연초 이후 가장 오랜 하락을 기록했다. 신용시장의 불안정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기준 한 주 동안 하이일드채(고수익채권) 뮤추얼 펀드에서 6억 880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간 기준 자금이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올 들어 불과 두 번째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됐을 때도 하이일드채 뮤추얼 펀드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는 고객들이 정크본드로 몰려들었지만 유로존 부채위기가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극도로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4일까지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S&P500 지수 하락과 대조를 이뤘던 바클레이스의 하이일드 회사채 지수는 이후 1.7% 하락했다.
펀드 매니저들이 보유 채권을 팔아치우면서 기업의 신규 회사채 발행 비용이 더 높아졌고, 일부는 이 때문에 발행 계획을 보류하는 움직임이다.
정크본드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역시 위축되면서 관련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일례로, 화학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는 9.25%의 금리에 5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지만 이를 절반 수준인 2억 5000만 달러로 줄이고 10%의 금리를 지급해야 했다.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광산업체 허드베이 미네랄은 4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취소했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발행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야누스 캐피탈의 존 딜리 채권 헤드는 “그리스 총선과 불안정한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감안할 때 정크본드 시장은 다음 달까지 침체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거시경제와 유로존 사태가 악화될 경우 자금 유출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브래들리 로고프 신용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하이일드채 시장에서 자금이 추가로 유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