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고위관리, 비밀 방북…北 "3차 핵실험 자제하고 있다"
[뉴스핌=이영태 기자] 미국 고위관리가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전 비밀리에 방북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대북 식량(영양)지원 가능성과 관련, 최근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대남비방 등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추가 지원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이 추가 도발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불행하게도 최근 몇주간 우리가 지켜본 것은 미사일 발사 실패와 남한을 향한 강도높은 비방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식량지원을 중단한 것은 북한이 (북ㆍ미) 합의 직후에 이를 파기하고 우리에게 한 약속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면서 "실제로 식량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전달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북한이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대화를 시작하려는 노력이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우리는 양자채널이든 다자채널이든 북한과의 대화에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로즈 부보좌관은 최근 미 고위관리가 북한을 방문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선 "북미 간 접촉에 대해서는 밝힐 게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 美 고위관리, 로켓발사 전 비밀리 방북 왜?
로즈 부보좌관이 답변을 회피한 북미 간 접촉은 지난달 13일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직전인 4월 7일 미국의 고위관리가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한 사실을 지칭한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의 조지프 디트라니 소장이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북한 동향을 브리핑하는 비선라인으로 알려진 디트라니 소장은 지난달 7일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미국 자치령 괌을 출발, 서해 상공을 거쳐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측 인사와 만나 미사일 발사 및 3차 핵실험의 중단을 설득하고 당일 평양을 빠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디트라니 소장의 방북과 관련, 한미 당국은 로브 부보좌관의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처럼 북미 간 대화 내용은 물론 방북 사실 자체를 함구하고 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떤 식으로든 말할 게 없다"며 같은 태도를 취했다.
한국 정부로선 북미 간 비밀접촉이 통미봉남(미국과는 대화하고 한국과는 단절)이란 비판론이 다시 제기될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북한과 별도의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이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2일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최근 공동성명으로 북한에 핵실험 중지를 촉구한 데 대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는 미국 측에 그들이 제기한 우려사항도 고려하여 우리가 2·29 조미(북·미)합의의 구속에서 벗어났지만, 실지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수주일 전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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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