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한국GM 등 업종·시기 불문
[뉴스핌=정탁윤 기자] 경기 침체기에 주로 연말에 하던 기업들의 '희망퇴직'이 점점 일상화되는 추세다.
과거 희망퇴직은 금융권과 건설, 제조업에서 많았다면 최근엔 항공업계와 서비스, 게임업계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그 만큼 현재의 경기침체에 대해 기업들의 위기의식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기업 입장에선 고임금 인력의 자발적 퇴직을 유도함으로써 조직의 슬림화와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근로자 입장에선 고용불안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신중히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지난 달 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근속연수 15년,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55명이 퇴직 의사를 밝혔다.
이들 희망퇴직 대상자에게는 2년치 급여가 지급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창업 등 새로운 인생 설계를 원하는 40세 이상 직원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으로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GM도 지난 2009년 이후 3년만에 부장급 이상 사무직 6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3월 세르지오 호샤(Rocha) 신임 사장 부임에 따른 비용 감축과 수익성 강화 차원으로 보고 있다.
호황기에 무풍지대였던 게임업계에도 최근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슨에 인수된 엔씨소프트도 이달 간부급 직원 2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시기와 업종을 불문하고 희망퇴직이 일상화되자 근로자들은 내심 불안해 하는 분위기다. 특히 노조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이 순수 희망퇴직이 아닌 사실상의 권고사직이나 해고의 전단계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한진중공업이 생산직 사원 400여명을 희망퇴직 시키려다 이른바 '한진중공업 사태'를 야기, 사회문제화 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노조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권고사직의 일종인데 막상 통보를 받으면 막막할 것"이라며 "평생을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사측의 배려가 최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희망퇴직을 인생의 제 2의 도약으로 삼으려는 '실속파'도 있다. 정년까지 있을 때보다 희망퇴직에 따른 보상이나 퇴직금 규모가 엇비슷하다고 판단할 경우 과감히 퇴직, 창업이나 개인사업에 나서려는 직장인들이 그들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평생직장 개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아니냐"며 "정년까지 버티다 막상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하느니 조금 일찍 퇴직해 새로운 삶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순수 희망퇴직자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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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