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후 확보자금으로 레저분야 투자 계획
[뉴스핌=이연춘 이에라 기자] 이랜드그룹이 중국 현지법인을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공격 경영에 나섰다.
이랜드는 중국 내 여성복 판매를 총괄하는 '이랜드패선 차이나홀딩스'를 내년까지 홍콩에 상장할 계획이다.
9일 이랜드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에 상장 매각 주간사 선정에 참여해 달라는 RFP(입찰제안서)를 발송했다. 오는 11일까지 접수를 완료하고 이달 중으로 대표 주관사를 선정한다.
이랜드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증권, UBS 등을 포함 글로벌 IB 3~5군데 입찰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상장을 통해 중국 사업과 인수합병 재원을 마련하는 데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내년 상장 후 지분 20%를 처분해 10억 달러를 마련하겠다는 것. 이랜드측은 상장후 확보된 자금으로 레저부문등 그룹 전략사업에 강화할 방침이다.
이랜드패션 차이나홀딩스는 아동복과 남성복을 담당하는 이랜드패션 상하이, 이랜드패션 인터내셔널을 통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올렸다.
이번 이랜드의 홍콩 상장은 홍콩 증시 상장을 주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IB보다는 글로벌 IB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홍콩 증시 상장 제안서를 글로벌 IB에만 보냈다"며 "해외 IPO다 보니 국내 IB보다는 글로벌 IB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형 딜을 진행하면서 여러 난관을 해결해본 노하우를 신뢰할 수 있다는 게 이랜드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글로벌 IB의 가장 큰 강점으론 글로벌 네트워크와 트랙레코드(거래실적)가 손꼽힌다.
국내 IB 고위 관계자는 "국내 투자은행(IB)업계도 외국계 투자은행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뛰어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국내 IB가 아예 제안서를 받지 조차 못하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IB들도 몸집을 키우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외국계 IB에 번번이 밀리면 '찬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연초부터 이랜드 홍콩증시 상장 얘기가 돌았을 때 국내 IB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해달란 요청을 했다"면서 "국내 IB쪽에 제안서를 발송하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는 홍콩 증시 상장을 주관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한 증권사가 없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홍콩 증시 상장을 주관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무리한 공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올초 구조조정 과정에서 홍콩 현지 기업공개 대표 주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폰서쉽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