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경부, 전기위원회 상정 미루고 조율… 이달중 결론 어려울 듯
[뉴스핌=최영수 기자] 한국전력이 두 자릿수 전기료 인상안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적절한 인상폭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이전에 인상폭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이달 중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경부는 지난 9일 한전이 의결한 평균 10.7%(연료비 연동제 포함시 16.8%) 인상안을 전기위원회에 아직 상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간을 끌수록 한전의 적자구조가 심각해진다는 점과, 여름 휴가철 이전 인상 필요성을 감안한다면 도무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경부는 지난 10일 한전으로부터 인상안을 보고했지만, 관계부처간 조율이 원만치 않아 아직 전기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한 실정이다.
지경부 전기위원회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안이 아직 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위원회 개최일도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경부 전력진흥과 관계자도 "(전기료 인상안을)아직 전기위원회에 상정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실무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는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생각보다 원만하지 못한 셈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공기업은 독점적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우리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한전의 두 자릿수 인상안을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도 "공공요금은 경영효율화와 원가구조 개선 등 자구노력을 전제로 인상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일시에 급격한 조정보다는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경부가 한전의 두 자릿수 인상안을 재차 전기위원회에 상정하기 보다는 국민들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한 자릿수 인상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상승 등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해 결국 한 자릿수 인상안으로 절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관계부처간 조율이 끝나면 한전을 설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최근 도시가스요금이 4.9% 인상된 것을 감안해 결국 그와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한전이 의결한 인상안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낮춰지는 셈이다.
하지만 인상안이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정의 인상안을 전기위원회에서 반려하거나, 한전이 한 자릿수 인상안을 다시 의결해서 올리더라도 물리적으로 이달 중에는 결론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기위원회 관계자는 "오는 23일 정례회의가 예정되어 있지만, 그때까지 조율된 인상안이 올라올 지는 의문"이라면서 "그 전에 임시회의를 소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정부와 한전의 '동상이몽'으로 인해 전기료를 인상하지 못한 채 올 여름을 넘기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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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