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요란한 사회공헌계획…차라리 공정위에 수입차 기부를
[뉴스핌=김기락 기자] 지난 1987년 7월 한국에 상륙한 수입차는 고작 10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1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이 보다 더 늘어 12만대를 돌파,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수입차의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17일 수입차 시장 개방 2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사회공헌활동 강화, 협회 차원의 미디어상을 제정키로 했다.
단체가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겠다고 하니 좋은 일이다. 25년 전 비록 10대로 시작한 수입차 시장이 이렇게 커졌으니 수입차 관계자들의 사회적 책임도 덩달아 무거워졌을 것이다.
현재 이렇다 할 만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수입차 브랜드는 BMW, 토요타 등 일부에 국한된다. BMW는 지난해 BMW코리아와 7개 공식 딜러가 자금을 공동 출연해 BMW코리아미래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토요타는 어린이 교통안전학교, 병원자선콘서트, 한일교환장학생 프로그램, 렉서스 암 연구 기금 등 10여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사회공헌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수년째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은 이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평가다.
하지만 이날 협회가 밝힌 사회공헌활동 계획은 ‘독려’, ‘지원’, ‘확대’가 다였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볼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정재희 협회 회장(하단 사진)은 “브랜드들이 선보이고 있는 사회공헌활동들을 독려하고 지원할 예정”이라며 “협회 차원의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협회가 언론을 상대로 ‘카이다 미디어 어워드’를 제정한다고 발표하자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는 전문심사위원단을 구성, 수입차 업계 발전에 기여한 언론사에 대상 1명, 우수상 2명 등 총 3명에게 상패 및 상금을 수여하겠다는 것이다.
언론사가 지금까지 수입차 업계가 발전하도록 도와줬으니 앞으로 더 많이 도와달라는 속 뜻인가?
사실 이날 나온 ‘팩트’는 이거 하나였다. 각 수입차 회사가 모인 이익단체에서 언론사를 시상하겠다는 것은 협회가 언론사를 본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해석을 낳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협회가 계획한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는 미디어 어워드로 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차라리 현재 수입차 가격, 마진 구조, 딜러 등 수입차 시장 전반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업무용 수입차를 기부하는 것이 정 회장과 협회의 솔직한 사회공헌활동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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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