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할 뜻을 밝혀 주목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을 포함한 위기 대응책이 본격화되지 않은 가운데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이 총리는 유로존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정부 관계자가 이 같은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호이 총리는 연례 기자회견에서 구제금융 요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 “ECB의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날 때까지 좀더 기다릴 것”이라면서도 “아직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이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스페인에 최선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구제금융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이전의 발언과는 상이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쪽으로 크게 기우는 것으로 풀이했다.
BNP 파리바의 리카르도 산토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금융권 부실이 아닌 국가 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부채위기는 최근 수개월 사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은행 부실이 눈덩이로 불어나면서 유로존으로부터 1000억유로의 자금 지원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은행권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추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는 한편 국가 부채에 대한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스페인 단기물 국채는 ECB의 자산 매입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다. 하지만 장기물 국채는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