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손희정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결국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그룹의 재무구조개선을 선택했다.
우여곡절 끝에 웅진코웨이 매각 파트너가 KTB사모펀드에서 MBK파트너스로 변경됐다.
윤 회장은 어쨌든 웅진코웨이의 경영권 확보와 자금유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손에 쥔었다 포기한 셈이다. 결국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웅진코웨이 경영권 지키기에 한 발 물러났다.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에 따른 신규 투자자금은 1조2000억원을 우선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 그룹 재무구조 개선이 '먼저'?
16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웅진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MBK파트너스에 전량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완료 후 웅진코웨이에 대한 경영권은 MBK파트너스가 갖는다.
매각은 이르면 9월말 경 완료될 예정이고, 유입된 자금은 주로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IB(투자은행)에서는 지난달 KTB사모펀드가 웅진코웨이 인수대상에 선정에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업체가 인수대상에서 선정된 것을 두고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기업인 웅진코웨이를 내놓겠다던 윤 회장의 결단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당초 윤 회장은 알짜 사업인 웅진코웨이를 다시 사오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또 자신의 품에서 회사를 운영하기를 희망했던 것.
이런 상황에서 KTB사모펀드가 웅진그룹의 경영권을 보장하면서 웅진그룹이 4년 뒤에 회사를 되사올 수 있는 우선매수권까지 보장받았다.
◆ 편법 쓴 KTB의 자격논란이 화근
그렇다면 급물살을 타던 웅진과 KTB사모펀드의 웅진코웨이 협상은 왜 결렬됐을까.
KTB사모펀드의 웅진코웨이 인수자격과 자금력이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위원회는 KTB사모펀드의 웅진코웨이 인수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투자자로 선정된 KTB사모펀드가 까다로운 출자 승인 감독 등을 피하기 위해 기존 법인을 편법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또 계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KTB사모펀드는 웅진 측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도 논란의 핵심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KTB사모펀드의 자금력이 넉넉하지 않아 인수자금 마련 작업에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매각 자금으로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투자하겠다는 윤 회장의 전략에 걸림돌이 되면서 KTB사모펀드는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는 "MBK파트너스와의 본 계약 체결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KTB사모펀드 측은 웅진홀딩스 신용등급 하락과 극동건설 관련 리파이낸싱 일정 등으로 인해 웅진그룹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 해법을 모색하기에는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KTB사모펀드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웅진그룹에 즉시 자금 투입이 가능한 인수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결정했다"면서 " MBK의 틈새 전략이 이번 매각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윤 회장이 인수대상자를 변경하며 웅진코웨이의 매각을 일단락했지만 여전히 산넘어 산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4년의 기간 동안 재무구조 악화에 빠진 웅진그룹 내 계열사를 살려야 한다는 또다른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웅진코웨이 매각이 실제 윤 회장과 웅진그룹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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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