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둔화, 라마단 기간 등으로 목표대비 저조
[뉴스핌=이동훈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증가세가 정체 있다. 주력 지역인 중동이 라마단 기간으로 지난 한 달간 개점휴업에 들어갔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발주가 잇달아 지연됐기 때문이다.
3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간 해외건설수주액은 360억달러(약 40조83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 나타나는 기저효과 측면이 강하다. 올해 해외수주 목표가 700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수주건수와 입찰건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 5% 감소한 384건과 750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8월간 해외수주액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할 경우 지난 한해 수주실적인 600억달러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수주액은 265억달러에 그쳤다. 올 8월 들어 수주액은 40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주 내용도 좋지 않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단 한건으로 전체 수주액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설계·조달·시공을 모두 한화건설이 진행한다. 공사기간은 7년, 공사대금은 77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공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라마단 기간의 해외수주 공백과 저가수주 경쟁으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목표대비 50%를 하회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진출국 및 공정 등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신규수주 목표를 64억달러를 책정했으나 수주액은 현재 14억4000만달러에 머물러 있다. 목표대비 실적은 22%인 상태다.
올해 해외수주 75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운 삼성물산은 현재 14억70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또 지난해 해외수주 업계 1위를 차지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년동기대비 77% 수준인 43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101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3분기 중 모로코 사피(Safi) 민간발전(20억달러)과 아랍에미리트 Zadco GOSP(20억달러), 알제리 발전소(14억달러), 태국 IRPC 정유(10억달러) 등이 예정돼 있다.
또한 4분기에는 사우디 Yanbu 정유 확장(10억달러), 이라크 Zubair GOSP(10억달러), UAE 해양플랜트(15억달러) 등이 주목되는 사업장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 하반기 바레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GCC 6개국의 발주가 몰려 있어 해외 신규수주는 재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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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