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갈등 수습, 용광로 선대위 구성, 컨벤션 효과 충츨 등 산적
[뉴스핌=노희준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6일 제18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문 후보는 13곳의 지역 순회 경선을 모두 싹쓸이하면서 결선투표 없이 대선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16일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손을 높이 들고 지지자들의 성원에 화답하고 있다.[사진: 김학선 기자] |
우선 문 후보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선과정에서 노정된 당내 분열 양상을 치유할 수습책을 내놓는 일이다. 문 후보 13연승의 이면에는 '계란·물병·구두 투척', '삭발시위', '몸싸움' 등으로 나타난 당의 분열 양상이 엄연히 존재한다. 경쟁 과정의 불가피한 측면라 할 수 있지만, '친노 패권주의'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만큼 문 후보와 비문재인 구도의 당내 파열음은 컸다.
문 후보는 경선과정과 이날 수락 연설회를 통해 모든 계파를 녹이고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는 특정 인물을 거론하거나 '인적쇄신'이라는 표현을 쓴 바는 없다. 하지만 정당 쇄신의 핵심이 '인적 쇄신'이라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현 지도부와 친노 세력의 후퇴론 등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다.
실제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제18대 대통령선거일까지 최고위원회의 모든 권한은 대통령 후보자에게 위임한다"고 결정했다. 현 지도부가 2선으로 물러난다는 것이다. 문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선대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인적쇄신은) 녹아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경선과정에서 탈락한 경쟁자들을 껴안는 일도 '용광로 선대위' 구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당 지도부는 대선 후보 선출 후에는 상대 후보군까지 인사를 아우르는 '탕평 선대위' 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경선 과정을 거치며 문 후보와 당 지도부를 통해 연일 '친노패권주의'와 '계파정치' 등의 맹공을 쏟아낸 손 후보를 보듬는 일이 급선무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국 교수 등 시민사회의 새로운 인물 영입을 통해 민주당 쇄신의 상징성을 뚜렷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통해 문 후보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치 신인 문 후보의 실제적인 정치력과 포용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당원들을 달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정세균 후보는 이날 마지막 연설에서도 "당원이 무시되면 당의 가치와 이념이 흔들리고 당의 기반이 무너져 미래가 없어진다"고 줄곧 지적해왔다. 문 후보 역시 "정당민주주의와 함께 정당 책임정치를 지향하겠다"고 밝힌 만큼 소외된 당원을 어떻게 끌어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당내 과정에서 도출된 모바일 투표에 논란에 대한 매듭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문재인 후보가 "모바일 투표는 국민경선에 더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는 방법"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모바일 투표에 대한 논의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모바일 투표 문제가 이후 대선 정국에서 돌출되면서 문 후보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깨끗하게 마무리를 짓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경선의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더욱 끌어올리는 일도 과제다. 문 후보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안 원장을 앞서는 등 경선 후반부터 이미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이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주도권 싸움과 방법, 시기 등은 결국 지지율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출마가 유력한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위한 작업도 준비해야 한다. 단일화 방법으로는 현재 후보 간 담판, 여론조사, 여론조사와 현장투표, TV토론 후 배심원단평가의 조합 모델 등이 거론된다. 정치권에선 일단 문 후보나 안 원장이 각기 자신의 파이를 키우는 과정을 밟아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 후보측 핵심 관계자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안 원장도 (출마를 하게되면) 출마 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과 비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당분간 후보단일화 논의가 중심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당내 분란을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문재인 후보가 지지율을 올려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면 된다"며 "(비문재인 지지자들의) 갈등 양상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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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