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지역, 정유업계만 이득 봐
[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중서부 지역 석유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국내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하락하자 일부 정유업체만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반 시설의 미비로 석유 생산 증가세가 소비자들의 혜택으로 전화되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올해 미국 내 원유 생산이 12% 증가한 뒤 내년에도 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99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생산 증가로 올해 들어 미국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 가격은 7%가량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수준에서 머무는 등 생산 증가의 효과가 미미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여전히 큰 편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 관계에 따른 수급 우려도 겹치면서 내부의 생산 증가세가 당장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하스 경영대학의 에너지 연구소의 세버린 보렌스타인 소장은 "미국 내 원유 생산이 급격히 늘어나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 내륙 지역에 위치한 일부 정유업체는 해안에 위치안 정유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라호마와 켄사스 등지에 정유소를 보유하고 있는 홀리프론티어는 지난 2/4분기 순익이 무려 14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 다코다 지역의 정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테소로 역시 원유 생산이 4년간 무려 4배 증가하면서 순익이 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60%와 64%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미국의 벤치마크 원유 가격은 오클라호마의 쿠싱 지역에서 거래되는 WTI 가격을 기준으로 설정되는데 현재 이 가격은 런던 북해산 브렌트유에 비해 23달러 이상 싼 편이다. 현재 브랜트와 WTI의 가격 차이는 1년 전 8.55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두 벤치마크 원유 가격의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 반대로 움직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금요일 WTI 가격은 배럴당 91.86달러에 거래됐지만 브렌트유 가격은 114/62달러에 거래되는 등 올해 들어서만 7%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노스 다코다 지역 등 일부 유전이 대부분 내륙을 둘러 쌓여 있지만 수송관 등 인프라 설비가 미비해 특정 지역에서만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중서부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WTI의 가격 내림세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중서부 지역의 정유소들이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설정하고 생산된 원유를 계속 팔아도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정유업체는 국제 가격으로 일정량의 휘발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또한 중서부 지역의 설비 부족으로 발생하는 원유 공급의 병목 현상을 해소한다 하더라도 전국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내 원유 공급의 병목 현상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동시에 공급 차질도 해소되면서 WTI-브렌트 프리미엄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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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