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재벌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30대 재벌그룹 소속 계열사 1165개사의 내부매출 중 4.8%인 56개사가 지난해 매출 100%를 같은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특히 재벌들은 사업내용이 공개되는 ’상장사’보다는 사실상 비판과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상장사’를 통해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거래비율이 100%인 30대 그룹 계열사 숫자는 2010년 48개사에서 작년 56개사로 1년 사이에 8개사(16.7%)가 늘어났다.
내부거래비율이 100% 계열사는 삼성그룹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LG가 5곳으로 2위, GS, STX, 부영, 코오롱, 영풍그룹이 각각 4곳, 현대차, CJ, 동국제강은 3곳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많았다.
삼성은 이 기간 4곳에서 6곳으로, 현대차는 2곳에서 3곳으로, LG는 3곳에서 5곳으로 각각 늘어났다.
삼성그룹에서는 작년 매출 1810억원을 기록한 석유화학 부문 지주회사인 삼성종합화학을 비롯해 153억 매출의 삼성화재손해사정서비스 등이 내부거래비율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에서는 엘지도요엔지니어링, 씨에스리더, 하이텔레서비스, 아인텔레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했다.
30대 재벌 계열사 내부거래 비율이 70% 이상인 계열사는 2010년 190개사에서 지난해 211개를 기록해 전체 계열사의 18.1%를 차지했다.
지난해 70% 이상 내부거래를 한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으로 21곳씩이었다.
GS가 20개사로 그다음으로 많았으며 SK(16개사), CJ(15개사), LG(14개사), 한진(13개사)도 10곳을 넘었다.
내부거래비율 70% 이상의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진과 현대그룹이었다. 한진(8개사→13개사)과 현대(0→5개사)가 각각 5곳이 증가해 30대그룹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매각으로 내부거래 비율 70% 이상 계열사가 10곳에서 3곳으로 7곳이나 줄었다. 동양도 8곳에서 4곳으로 감소했다.
재벌들이 일감을 몰아줄 때는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작년 내부거래비율이 100%인 재벌 계열사 56개사 중 상장사는 한 곳도 없었다. 2010년에도 48개사 중 상장사는 2개사에 불과했다.
내부거래비율 70% 이상인 211개사 중에서도 상장사는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13곳(6.2%)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198곳(93.8%)은 모두 비상장사였다.
이처럼 내부거래비율이 높은 계열사 중에서 비상장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비상장사가 상장사와 달리 비판과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30대 재벌그룹 내부거래 총액은 2010년 128조1000억원에서 작년에는 162조3000억원으로 26.7%(34조2000억원) 늘었으며 내부거래 비율도 평균 12.55%에서 13.77%로 1.22%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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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