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통사 공급량 늘렸지만 소비자 구매는 부진
[뉴스핌=양창균 기자] LG그룹 계열사의 핵심역량이 결집해 만든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의 국내 판매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가 판매실적을 높이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공급량을 크게 늘렸지만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각별한 관심속에 '옵티머스G'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등 그룹 계열사가 1년여 이상 역량을 모아 만든 제품이다. 이 때문에 재계와 휴대폰업계에서는 '옵티머스G'를 '구몬무폰' 또는 '회장님폰'으로 불리우고 있다.
5일 이동통신업계와 휴대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전격 출시한 LG전자의 '옵티머스G'의 한달간 국내 판매 실적이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옵티머스G'는 지난 9월 28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등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출시 한달 기준인 지난달 말(10월 말)까지 LG전자가 이동통신사에 공급한 '옵티머스G' 물량 규모는 20여만대이다. 이러한 공급량이 모두 실질 구매로 이어진 수치라면 '옵티머스G'의 국내 시작은 성공적이다.
안타깝게도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말까지 한달간 이통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판매된 '옵티머스G'의 수치는 4만 6000여대로 파악됐다. 일일 판매량이 1500대 수준이다. LG전자가 이통사에 공급한 전체 '옵티머스G'의 물량 규모 중 25%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통사에서 옵티머스G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갖고 있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 듯 하다"며 "옵티머스G의 출시 뒤 한달간 이통사 개통현황을 파악해보니 5만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출시 한달간 LG전자에서 이통사에 20여만대의 '옵티머스G'를 공급할 정도로 기대감을 높였다"며 "공교롭게도 이통사에서 실제 판매로 이어진 4만 6000여대의 60%를 같은 LG그룹 계열인 LG유플러스가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의 노력이 없었다면 '옵티머스G'의 판매수치는 더 떨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옵티머스G'의 국내 판매부진에 LG그룹 입장도 난감한 상황이 생긴 셈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나 박종석 LG전자(스마트폰 총괄) 부사장이 갖는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자의든 타의든 '옵티머스G'의 별칭(회장님폰)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처럼 '옵티머스G'의 국내 판매가 부진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출시시점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중간에 끼면서 '옵티머스G'가 설 곳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내 이통사의 경우 '옵티머스G'가 출시되기 전에 대대적인 LTE마케팅 대전을 치렀다. 이 때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유례없는 판매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출시한 '갤럭시S3'의 9월 말까지 판매 성과는 300여만대로 추정된다.
국내 출시를 앞둔 애플의 '아이폰5'도 영향을 줬다는 시각이다. 이번 이통사 마케팅 대전에서 교체수요가 있는 소비자 상당수가 '갤럭시S3'로 갈아탔고 남아 있는 소비자는 '아이폰5'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시장과열을 진화시키기 위해 방통위가 보조금 단속에 나선 것도 '옵티머스G'의 판매부진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해외시장에서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글로벌 휴대폰시장만 놓고 보면 '옵티머스G'가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듯 하다. LG전자는 '옵티머스G' 출시 이후 일본시장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