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아이폰을 내세워 IT 업계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애플이 최근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스콧 포스톨 부사장의 사임으로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았던 경영진의 불협화음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스티브 잡스 이후 애플의 성장 모멘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새로 출시된 아이폰5는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잡스 생전에는 볼 수 없었을 7인치 태블릿 '아이패드 미니'는 높게 책정된 가격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악재들을 반영하듯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5 출시 이후 무려 20% 급락하고 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에서 거래된 애플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6% 하락한 537.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 아이폰5 출시 전후로 기록했던 고점인 705.07달러에 비해 20% 이상 급락한 수준으로 이미 200일 이동 평균선 밑으로 내려간 상태이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애플은 수익성에서 S&P 500에 속한 이베이와 세일즈 포스, 링크드인과 같은 다른 기술주들에 밀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애플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이폰5 출시 이후 계속 터져나오고 있는 악재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아이폰5 공급 부족, 팀 쿡 체제에 대한 불안
일단 아이폰5는 시장에서 디자인에서는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디자인 때문에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애플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아이폰5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혼하이정밀은 아이폰5의 어려운 설계와 품질요구 조건 때문에 아이폰5의 생산량이 애플의 요구량을 밑돌고 있다고 발표했다.
혼하이정밀의 이같은 발표는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아이폰5를 연말까지 5000만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화려한 분기 실적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공급 차질로 이같은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퍼 제프리의 지니 문스터 애널리스트는 이미 아이폰5의 판매 전망치를 400만대 가량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여기에 아이패드 미니가 아이폰5의 공급 문제를 해소할 만큼 강력한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또한 앞서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계를 담당했던 스콧 포스톨 부사장의 사임 소식도 애플 내부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계기였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팀 쿡 체제에 불안감을 자극했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총애를 받았던 스콧 부사장의 사임을 계기로 팀 쿡의 지도력은 이전 스티브 잡스의 회사 장악력과 비교되면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5의 공급 부족 역시 팀 쿡이 제품 생산 능력을 잘못 계산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주식 시장의 여건도 애플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오바마 2기가 확정되면서 내년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애플 주식을 매도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관측이다.
◆ 매수 타이밍? 증권사 주가 부양 여력은 제한
이처럼 애플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금이 매수할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아이폰과 태블릿 PC에 대한 수요로 애플의 모멘텀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진 만큼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반응이다.
특히 오펜하이머&코퍼레이션의 이타이 키드론 애널리스트는 애플에 대한 매도세가 '과도하다'고 지적하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한 수요를 고려하면 반등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토피카 캐피탈의 브라이언 화이트 애널리스트는 최근 애플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겁을 먹고 있지만, 지난 13개월 동안에도 비슷한 조정이 3번이나 있었다면서 매수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드들의 매수 추천에도 정작 애플을 옹호하는 증권들의 주가 부양 여력은 제한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어 투자등급 상향 가능성은 적다.
또한 목표주가의 조정도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톰슨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이미 애플의 주가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에 대한 월가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는 중간값으로 약 770달러 수준으로 이미 분기 실적 전망을 반영한 예상치이다.
월가가 제시한 목표치에 오르려면 애플의 주가는 앞으로 남아 있는 기간에 40% 급등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