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보는 4일 대선후보 TV토론의 쟁점과 전망
[뉴스핌=이영태 기자] 18대 대선을 보름 앞둔 4일 열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첫 TV토론은 접전 중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첫 맞대결을 펼치는 자리라는 점에서 향후 선거판세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제3후보이면서 동등한 지분을 갖고 참여하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이날 토론에서 어떤 입장과 역할을 담당할지도 중요한 변수다.
4일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여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왼쪽부터). |
박근혜 후보는 특히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제기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의혹을 갖고 문재인 후보를 집중 공략할 전망이다. 반면 문 후보는 노크귀순과 천안함 및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부각시켜 이명박 정부의 '안보무능'과 박 후보의 '공동책임론'을 묶어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에서 비롯된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푸는 방법에 있어서도 박 후보와 문 후보 간 치열한 논쟁이 기대된다.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지금의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당위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 박 후보는 '상호주의', 문 후보는 '포용주의'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도 쟁점 중 하나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해군기지 해법을 놓고 박 후보는 '예정대로 공사 진행', 문 후보는 '공사 중단 후 재검토', 이정희 후보는 '백지화'를 공약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토론의 첫번째 주제인 정치쇄신에 대해선 세 후보의 입장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와 공천권의 국민환원 등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있어 누가 더 유권자가 수용하기에 이해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토론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 주제인 권력형 비리근절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검찰개혁이 쟁점이다.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검찰권력의 분산에 동의하고 있으나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대검 중수부 폐지와 관련해 박 후보는 '특검 상설화', 문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내세우고 있다. 검찰 독립성 제고와 인사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두 후보 간 충돌이 예상된다.
네번째 주제인 주변국 외교정책의 경우 아직 세 후보의 명확한 공약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오바마 행정부 2기에 들어서고, 중국이 시진핑 총서기 시대를 맞았으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및 일본 자민당의 부활에 직면해 동북아시아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후보들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TV토론 관전의 흥미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의 최대 변수는 역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몫이다. 비중은 낮더라도 박 후보·문 후보와 같은 시간을 배정받은 이 후보의 발언이나 자세에 따라 TV토론의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일단 야권인 문 후보보다는 여권주자인 박근혜 후보에게 맹공을 퍼붓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후보 측 김미희 대변인은 3일 TV토론관련 브리핑을 통해 "토론회의 집중 공략대상은 물론 박 후보"라며 "이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서 새누리당이 거악의 본산이고 후보 본인이 정치쇄신대상임을 강조하고 맹공을 퍼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를 만들 계획은 아니다"며 "이 후보는 수개월 동안 깊이 들어가 만나 대화를 나눈 노동자ㆍ농민ㆍ서민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데 이 분들 이야기가 참여정부를 포함해서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노동자ㆍ농민의 삶은 급격히 추락했다는 증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의 변수는 박 후보측에는 직접적인 공격으로, 문 후보측에는 간접 지원 형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후보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의 부정선거와 종북논란 등을 어떻게 극복하고 문 후보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느냐가 이정희 변수를 가름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