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성산업 PF사업에 4000억원을 보증키로 결정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이 주업무인 정책금융공사가 대기업인 대성그룹 계열사를 지원한다는 이유와 함께, 대성산업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분을 갖고 오빠인 김영배씨가 회장으로 있다는 점에서 야권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정책금융공사는 10일 대성산업의 PF사업 보증에 4000억원의 브리지론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대성산업이 PF사업 보증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에 처하게 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채권단 앞으로 요청해 온 것"이라며 "공정한 업무절차에 따라 보증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대성산업은 용인시 기흥구 구갈역 역세권 개발 사업을 지난 2003년부터 진행해 왔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개발 사업은 10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에서 빌린 원금에 이자까지 4300억원 가량을 오는 13일까지 갚아야 한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대성산업이 채권은행들에게 대출 연장을 요청했지만 채권은행들은 연장에 난색을 표명하던 상황이다.
정책금융공사의 보증서가 이날 승인되면서 외환은행(1500억원), 산업은행(1000억원), 농협은행(1000억원), 대구은행(500억원) 등이 대출에 나선다. 기간은 내년 2월20일까지다.
이같은 소식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성산업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오빠인 김영배씨가 회장으로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정책금융공사가 김 위원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고 김 위원장의 오빠인 김영배 씨가 회장으로 있는 대성산업에 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대성산업은 재계순위 40위인 대성그룹의 계열사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는 정책금융공사가 지원하는 것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책금융공사가 대기업 계열사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설립 취지 등에 맞지 않는 특혜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책금융공사는 "대성산업이 석유가스유통, 자원개발, 복합화력발전 등 지속 가능한 성장촉진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공사의 지원대상 기업"이라면서 "지원목적상 기업 규모에는 중소, 중견, 대기업 등에 따른 차별이 없다"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