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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전망-해외채권] 기대치 낮춰라… 신중한 선택 요구

기사입력 : 2012년12월26일 11:03

최종수정 : 2012년12월26일 11:03

- 정책 변수가 관건, 회사채 기대치 낮춰야

2013년 새해를 맞이하는 세계 경제는 여전히 추세 성장률 못 미치지만 최근 바닥에서는 회복되면서 회색지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은 미국 재정절벽 회피, 유럽 위기의 진정, 중국 경제의 경착륙 회피 등은 전제로 성립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집권 2기와 중국은 5세대 지도부 출범, 아시아 영토분쟁, 중동 위기 등 정책과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중첩되고 있다.

글로벌 종합경제 미디어 뉴스핌은 [2013 전망] 기획 기사 시리즈를 내년 세계경제와 금융시장 전망, 이슈와 위험요인, 대응방안을 정리해 본다/편집자 주

[뉴스핌=우동환 김사헌 기자] 내년 채권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조치와 지역별 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로 수익률이 낮아질 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금융시장이 재정과 통화, 규제 정책을 중심을 움직였으며 내년에도 비슷한 중심축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재정적자 상황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남부 유럽의 위기 등 주요국 정치적 이벤트도 국채 시장에 강력한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계속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에 국채의 강세가 더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등장하면서 증시로의 포지션 이동을 권하고도 있다.

내년에 금리가 더 떨어질 여지는 적은 반면, 채권형 뮤추얼펀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쏠림 현상이 발생한 뒤에 이익 실현에 따라 급격한 금리 상승세가 전개되는 이른바 채권시장의 '스카이폴(skyfall)' 전망을 제출하는 전문가도 있다.

여기에 그동안 활황을 보였던 회사채 시장 역시 발행 규모 축소와 낮은 수익률이 예상되고 있어 대안 투자처로의 매력도 감소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내년 채권 시장 투자자들은 신중한 선택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간스탠리 2013 시나리오별 미국채 수익률 전망, 출처:MS 전망 보고서>

◆ 국채시장, 산적한 정치 이벤트 중요 변수로 부상 

지난달 모간스탠리는 2013년 채권 시장은 주요국 정부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채권 시장의 주요 변수로 미국의 재정절벽과 일본의 추가 재정 및 통화정책 기조, 유럽 채무위기의 전개과정이 채권 시장을 지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정치권이 정책에 미치는 입김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중앙은행의 영향력은 일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률 둔화세가 완화되고 정책 당국 역시 위험한 선택을 피하면서 내년 채권 수익률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지만, 이 같은 금리 상승은 중앙은행의 긴축에 대한 시장의 예상과는 무관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최소한 2014년까지 통화정책이 회수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가격에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중앙은행의 부양기조 지속으로 단기물 수익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일드커브는 약간 가팔라질(스티프닝)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국채에 대해 투자수익률이 시장 평균에 비해 저조(underperform)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핵심 시장에서의 수익은 다소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내년 1/4분기 1.84%까지 내려간 뒤 2/4분기 1.89%로 반등, 연말에는 2.2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채 30년물은 1/4분기 3.05%에서 연말 3.49%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독일 분트채를 비롯해 유럽 국채는 상대적으로 양호한(outperform) 수익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독일 분트 10년물 금리가 1/4분기 1.42% 수준에서 2/4분기 1.52% 수준으로 오른 뒤 연말에는 1.6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더불어 영국 길트채는 상반기 강세를 보인 뒤 하반기에 들어서 후퇴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본 국채는 이례적으로 매도 쪽으로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 2013 미국채 10년물 수익률 전망 차트, 출처 MS 전망 보고서>

◆ 미국 재정절벽, 일본 양적완화 관심

시장은 우선 올해 말로 다가온 미국의 재정절벽 해소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선 이후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이 재정절벽 해결을 위해 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년간 1조 4000억 달러 상당의 세수 증대안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은 재정지출 삭감을 요구하면서 이같은 감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결국 미국 정계가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어설픈 미봉책은 앞으로 미국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당분간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프로그램을 대체하기 위해 매월 450억 달러 상당의 장기 국채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연준은 실업률이 6.5% 위쪽에서 유지되고 1~2년 후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2.5% 이하이며 장기 물가상승 전망이 목표범위 이내로 억제되는 한 제로에 가까운 기준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는 여전히 취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로 풀이되면서  연준이 급하게 정책을 회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 정치권의 변화에 따른 부양정책 확대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정권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자민당 당수가중앙은행에 보다 공격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재정적자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돈을 풀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의 대학 은사였던 하마다 고이치 전 예일대 교수는 BOJ가 더 공격적인 총재를 선임해도 문제 될 것은 없으며 완화 정책의 강화를 통해 디플레이션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더불어 유럽의 상황 역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위기가 다소 진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 유럽 경제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채권보다는 주식? 채권 ETF는 여전히 인기 있을 듯

일각에서는 내년 채권 시장에서 발을 빼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낮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를린치(이하 BofA)는 내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채권 시장에 대해 다소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BofA의 마이클 허트넷 수석 전략가는 "현재 주식 시장에서 가장 좋은 소식은 바로 채권"이라며 조만간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질려 주식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채권의 강세장이 더 지속되지 못할 시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런 변곡점이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계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BofA는 내년 글로벌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9%~16% 범위인 반면 미국과 유럽의 회사채 수익률은 2%~7% 수준, 주요국 국채는 -3%~-2% 수준의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BofA의 한스 미켈슨 금리 전략가는 내년은 수익률 하락과 향후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이 예상되는 해라면서 높은 등급의 미국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은 내년 낮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 채권은 내년 7% 정도의 수익률이 예상된다며 고정 수익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전망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S&P캐피탈 IQ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3년 전망은 미국 경제, 특히 재정절벽 합의 여부에 좌우될 것이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계속 채권펀드 쪽에서도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일반 뮤추얼펀드에 비해 ETF는 세금 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선호가 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 회사채 시장, 기대치 낮춰라

주요 금리전략가들은 2013년 회사채 시장의 투자 수익률이 한 자릿수 대의 완만한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 연구소인 슈왑 센터의 캐시 존스 금리전략가는 내년 회사채 시장에 대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나섰다. 이미 주요 투자자들이 거의 모든 종류의 채권에 돈을 쏟아 부은 상태로, 채권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모닝스타 회사채 수익률 지수는 최근 2.58% 수준으로 떨어져 투자등급 회사채로 지수를 산정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재정절벽 이슈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회사채는 경기둔화 우려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더불어 내년에는 회사채 발행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확보한 상태로 부채를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에릭 타카하라 전략가는 내년 회사채 시장이 강한 펀더멘털을 보여도 투자자들의 선택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주택과 금융분야는 내년 시장 전반에 비해 뛰어난 상과를 보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LPL 파이낸셜의 안토니 발레리 전략가는 올해 강력한 랠리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가 발행한 투자등급 회사채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금융회사채가 다른 채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장기물을 피하고 3년~5년 만기물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 리스크를 떠안으면서 장기물이 주는 혜택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발레리 전략가는 또한 상장지수펀드를 선호한다고 언급하면서, 빠른 현금전환이 필요하거나 약달러에 베팅한 투자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 아시아 채권시장, 동력 살아있다

올해 아시아 채권시장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 발행에 나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2013년에는 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이치뱅크가 내년 이 시장의 채권 발행액이 110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HSBC는 1000억 달러를 겨우 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모간스탠리는 2012년에 비해서는 회사채 발행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JP모간이 2013년 발행 전망치를 1250억 달러로 제시, 가장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올해보다는 줄어드는 것이다.

JP모간은 중국 기업들이 자금조달 원천을 주로 은행 대출에서 채권시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시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특히 국제 채권시장의 발행 금리가 낮다는 점도 중국 기업들의 진입을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발행시장 정보 업체 딜로직(DeaLogic)은 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채권 발행액은 모두 1387억 달러로 급증, 2011년의 834억 달러나 2010년의 88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딜로직은 2013년에는 지역 발행채권 중 223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하는데, 이들 중 상당한 부분의 재융자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한 발행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아시아 채권시장은 선전했다. JP모간이 아시아 국가 및 기업 발행 채권 가격을 추적해 산출하는 아시아 신용지수는 올해 14% 오르면서 미국 유동채권지수의 상승률 9.9%를 앞질렀다. 유동채권지수는 투자 등급 미국 회사채를 추적하는 채권지수다.

아시아 기업들이 올해 채권 발행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유럽 채무 위기가 심화되면서 지역 기업들 대출에 열심이던 유럽계 은행들이 발을 뺐기 때문이다. 또한 위기 속에 높은 수익성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발행 여건이 양호해진 것도 이 같은 추세에 기여했다.

ANZ은행의 아시아 자본시장 담당 헤드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변화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이 없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아시아 채권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버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채권펀드매니저 아담 맥카베는 "고객들에게 계속 아시아 쪽에 투자하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경제가 여전히 건강하고 국가 재정수지도 양호한 데다 통화와 재정정책도 유연하게 구사할 여지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HSBC는 2013년의 발행 규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겠지만, 2015년까지 이 시장의 규모가 1750억 달러까지 성장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HSBC의 전문가들은 금리가 아직 크게 반등할 조짐이 없기 대문에, 투자자들이 계속 높은 수익률에 이끌리게 될 것이고, 또한 지역의 큰 손들도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산배분을 계속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내년 아시아 채권 발행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판단에는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느려질 것이란 예상이 깔려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설비투자나 확장을 줄이게 되면 자금조달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모간스탠리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다면 고수익채권의 부도율이 다소 높아질 것이고, 이는 투자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김사헌 기자 (redwax@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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