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한화그룹이 2000여 명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재계의 공공연한 화두였지만 고용 유동성이나 소모 인건비 등을 이유로 기피돼 왔다.
때문에 이번 한화그룹의 결정이 재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측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오는 3월 1일자로 정규직 전환되는 직원은 계열사별로, 한화호텔&리조트가 725명, 한화손해보험 533명, 한화63시티 209명, 한화갤러리아 166명 등 총 2043명에 달한다.
직무별로는 서비스 564명, 고객상담사 500명, 사무지원 224명, 사무관리 205명, 직영시설관리 197명, 판매사원 153명 등으로 계약직으로 채용해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인력도 금번의 정규직 전환대상에 포함됐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장일형 사장은 “이번 정규직 전환은 한화그룹의 정신인 ‘신용과 의리’와 ‘함께 멀리’라는 그룹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는 것으로 지난해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경제적,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이런 통큰 결정은 재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각 그룹별로 차이가 있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막대한 자금과 고용 유동성 측면에서 기피되던 화제 중 하나였다.
때문에 비정규직 보유 비율이 높은 현대차그룹 등의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가장 먼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나서면서 다른 그룹 역시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의 이번 결정의 배경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배임혐의로 항소심을 진행 중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최근 대기업의 고통분담과 상생 노력을 당부했다는 점에서 찾기도 한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할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이나 유통업계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확산이 제한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