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전자가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의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중국 강소성 쿤산시에 위치한 인쇄회로기판(PCB) 생산 라인에 1088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기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한데 따른 PCB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7일 중국 신화통신은 삼성전기가 중국 사업 확장을 위해 쿤산에 추가로 17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 관계자는 "매년 적정액의 투자를 해오고 있다"며 "투자 유치 지역에서는 금액 규모가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은 중국업체들이 가격 메리트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써왔던 삼성전자 등 외국계 업체들의 마진압박이 높아지면서 현지화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 작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애플 등 외국계 스마트폰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는 403달러, 중국업체 제품의 ASP는 181달러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ASP 하락률은 중국업체들의 경우 3.7%인 반면, 외국계 업체는 12.7%로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중국 시장에서 자국업체의 스마트폰 판매비중은 64.7%다 이같은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최근 8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에 비해 외국계 브랜드의 하락폭이 크게 두드러졌던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이는 중국 저가폰 공세로 인해 중고가 스마트폰 메이커들의 출혈이 커지는 상황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마진 압박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남미 시장 역시 주요 투자 대상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현지에서 합작 통신 부품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51%, 삼성전자가 49%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남미는 무선통신 분야에서 향후 가장 가파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통신칩 제조업체인 퀄컴이 조사한 ′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 전망′에 따르면 남미 시장은 오는 2016년까지 30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 회장과 두 차례 회동하는 등 삼성전자는 남미시장을 차세대 주요 공략 시장으로 보고 있다.
50여년간 외국 기업에 문을 닫고 있다가 본격적인 시장 개방에 나서고 있는 미얀마 역시 주요 투자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태국의 방콕포스트(Bangkok Post)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인도차이나 시장에서 태국을 허브로 삼아 미얀마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종석 삼성전자 부사장(그레고리 리, 동남아 총괄)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새로운 영업팀을 구성,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공략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삼성전자가 미얀마에 휴대폼 부품 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휴대폰 보급률은 3~4% 수준에 불과해 통신사들과 휴대폰업체들에게는 무주공산(無主空山) 이나 다름없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역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