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 10%변동시 영업이익 2.2%P 개선"
- "日 기업 환율 민감도, 韓 기업의 절반 수준"
[뉴스핌=김양섭 기자]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IT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4분기에 일본 주요 IT기업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며 엔저 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엔저 효과가 일본 기업들의 체질 개선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3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이 10% 상승할때 일본 주요 IT 업체 9개사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는 0.8%~2.2%P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소니의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2.2%P로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됐고, 무라타, 신코 등의 IT 부품업체가 2.1%P, 1.7%P로 뒤를 이었다. 도시바, 파나소닉, 샤프 등은 각각 1.5%P, 1.1%P, 0.9%P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엔저 효과 기대감에 작년 11월 이후 샤프 주가는 122% 올랐고, 소니와 파나소닉 등도 각각 87%, 92% 상승률을 기록했다.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지속했던 샤프는 실제로 환율효과와 TV패널 판매증가를 기반으로 영업흑자를 달성했고, 대부분 주요 IT업체들도 환율 수혜와 영업호조를 기반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이같은 환율 효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박현 애널리스트는 "일본 기업들의 달러화 노출이 의외로 크지 않다"며 "일본 IT기업들의 엔/달러 환율 민감도는 한국 IT기업들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환율 민감도가 낮은 이유는 지난 20년간 엔화강세가 지속된 과정에서 달러수출 비중을 줄이고, 달러수입 비중을 늘린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조사 분석 대상중 소니의 달러매출 비중은 64%로 비교적 높았지만 신코(40%), 태양유전(Taiyo Yuden, 44%), 샤프(38%) 등은 50%를 밑돌았다.
박 애널리스트는 환율효과로 일본 기업들의 단기적인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은 높아지겠지만 실질적인 체진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일본 가전기업들의 브랜드 파워가 경기 침체 과정에서 약화됐고, 시장점유율 만회를 위해 구사했던 저가정책 역시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소니는 리먼 사태 이후 폭스콘을 통해 저가제품을 내놓으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고, 파나소닉은 PDP TV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LCD TV 주도권을 잃었으며, 샤프는 중국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폈지만 중국 로컬업체들의 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기반을 모두 잃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