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 매력…사모형 공모주펀드 인기
[뉴스핌=이에라 기자] "난 남들과 달라...내 입맛대로 골라 담을거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사모펀드 열풍이 뜨겁다. 여윳돈 굴리기에 고민인 강남 김 여사들이 자신들만의 맞춤형인 사모펀드로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플러스 알파 수익 찾기에 나섰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일까지 사모펀드에 신규로 유입된 자금은 8조4463억원에 달했다. 이는 공모형에 들어온 1조5970억원을 5배 이상 많은 규모다.
자금 유입 규모뿐 아니라 새로 설정된 펀드 갯수에서도 사모형은 총 851개로 공모형 132개를 6배 이상 웃돌았다.
특히 사모 채권형과 파생형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지난 한달간 사모 혼합채권형과 채권형펀드에는 각각 9486억원, 1조7674억원이 신규로 유입됐다. 파생상품형에도 9146억원이 들어왔다. 지난해 연말 대비 각각 3배 안팎으로 늘어난 것이다.
사모펀드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하는 공모형과 달리 소수(49명 이하)의 투자자들이 모여 만든 펀드를 말한다. 특정 종목에 대한 편입 비중 한도 규제를 받는 공모 펀드와 달리 고객의 요구에 맞게 자유롭게 투자 대상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꼽힌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마케팅부장은 "저금리 상황 속에서 조그마한 차이에서 투자 매력을 느끼는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사모의 경우 민감도를 수용할 수 있는 맞춤형이라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해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모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의 경우 빠르면 이틀 내에 사모형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공모형의 경우 최소 1주일 가량이 걸리는 것에 비해 '속전속결'로 마켓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수십억, 수백억대의 자산가들이 대거 포진된 강남에서는 PB점포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바람이 거세다.
한 증권사 PB 담당 관계자는 "거액 자산가들은 사모펀드를 포함해 사모투자 자체를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사모펀드 자체를 모든 투자자에게 대입하기는 힘들고 틈새로 접근을 해야 한다"며 "사모의 속성상 가입 규모가 크니 강남에 있는 거액 자산가들이 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공모주를 담는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공모주 펀드의 설정액은 약 87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공모형 공모주 펀드는 4660억원이고, 사모형 공모주 펀드가 4055억원. 이미 펀드 갯수로는 사모형이 116개로 공모형 50개를 두배 이상 앞질렀다.
배성진 현대증권 PB리서치팀 연구위원은 "사모형 주식혼합형 공모주 펀드가 성장하게 된 주요 이유는 제도적 유연성에 있다"며 "공모펀드의 경우 동일종목의 편입비중이 10%로 제한되나 사모펀드의 경우 금융감독원 권고에 의해 90%까지 편입할 수 있어 적절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공시의무가 없는 만큼 투자 상품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품에 따라 투자자금을 제때 회수할 수 있는 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