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오리온, 빙그레, 오스템임플란트 등 소비재 관련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중국이라는 등용문을 거치면서 경기방어주에서 성장주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온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100만원 선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107만원 대에서 거래됐다. 오리온은 작년 중국에서만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국내 시장의 성과를 뛰어넘었다.
'바나나맛 우유'를 앞세워 중국시장을 개척 중인 빙그레도 비슷하. 빙그레는 지난 9월 10만원 대로 진입했으며 이달 최고가인(종가 기준) 13만85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의 헬스케어 사업 육성 정책의 수혜까지 입어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작년 3월 만해도 1만2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일년만에 3배 가까이 뛰어 3만7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오리온(좌)/빙그레(중)/오스템임플란트(우) 증시 추이 < 자료 : 한국거래소> |
소비재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소비재주는 경기변동 영향을 덜 받고(비탄력적), 배당성향도 상대적으로 높아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경기방어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소비재주들은 매출과 이익이 고성장하는 '성장주'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큰 시장을 만났기 때문이다.
한 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크다보니 해외진출 기업의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당장 가시적인 실적은 나지 않아도, 중국시장에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붙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빙그레의 경우 2009년 10배 정도에 불과했던 PER이 중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자 작년 PER 21배를 기록, 2배 이상 성장했다.
오리온도 성장주로 부각되면서 2009년 12월 PER은 46배로 급격히 상승했다. 현재는 상대적으로 낮은 23.8배를 기록 중이지만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중국 수출 비중이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한다는 평가다.
여기에 선단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소비를 경제성장의 우선순위에 놓겠다"고 선언한 것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도 국내 소비재주들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리 소비재주의 성장 궤도는 중국의 소비시장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며 "이전에 보던 시각으로 소비재주를 볼 것이 아니라, '중국 소비 관련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소비재주 기업들의 높아진 PER도 이를 반증한다"며 "중국 시장의 성장에 따라 소비재 관련 기업들이 지금의 PER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성장주로서의 지위를 쉽게 잃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