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 늦게 정상 출범…인사 등 시스템 재정비 과제
[뉴스핌=정탁윤 기자] 국회가 22일 정부조직개편안을 마침내 통과시켰다. 지난 1월 30일 정부조직법이 국회로 넘어온 지 52일만이며 박근혜 정부 출범 26일만이다. 추후 국무회의 의결과 함께 새 정부조직개편안이 공포되면 박근혜 정부는 비로소 '정상' 출범하게 된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야당의 반대 등으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긴 했지만 취임식 전인 2008년 2월 22일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에서 처리됐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당시 김대중 정부를 그대로 계승했고, 김대중 정부는 2002년 2월 17일, 김영삼 정부는 1998년 2월 23일 각각 정부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조직법의 조속한 국회처리를 당부했지만 지상파 허가권과 종합유선방송(SO)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를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자 지난 2일 여야 회담을 제안했지만 야당이 불응한 상태에서 4일 직접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핵심이 빠진 미래부는 껍데기만 남는 것이고 (야당 주장대로라면) 굳이 미래부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결과적으로 여야 간 협상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국회] |
이 과정에서 여야는 정부조직법과는 무관한 정치적 의제들을 놓고 싸우다 보니 합의가 늦어진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번 협상이 '정부조직법 협상'이 아니라 '정치 협상'이란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 17일 합의 당시 본회의 처리 날짜를 20일로 못박았지만, 막판 지상파 방송사 인허가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허가 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범위, 주파수 소관 문제 등에 대한 해석을 놓고 또 다시 이견을 드러내며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합의를 어겼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역대 정부와 비교해 한달이나 늦게 공식 출범하게 된 박근혜 정부는 향후 경제와 민생살리기 등 국정운영에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와 식약청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새누리당도 정부조직법 개편안 통과와 함께 박 대통령의 공약 법제화 등 민생챙기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직무대행은 "이제 민생현안 챙기기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라며 "사이버테러, 산업단지 안전사고 대책 마련을 비롯해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여러 대책 등을 당정 간 긴밀히 협의하여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자진사퇴한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를 비롯 한만수 공정거래 위원장 등 일부 문제 있는 국무위원 내정자들에 대한 임명 철회 요구와 함께 박 대통령의 인사검증시스템 재정비와 소통을 주문하고 있어 향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성접대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김학의 법무부 차관 등 정부 출범 초기부터 터진 이른바 '고위 공직자 성접대 로비 의혹'이 대형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박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