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한국 시장을 벗어나 '잘 나가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주식 결제금액은 7억13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3%나 급증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투자 정보가 부족함을 호소하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분석 리포트를 내놓지 않고, 해외 자료를 이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에 뉴스핌은 [글로벌 우량주 찾기]를 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에 상장된 우량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뉴스핌=서정은 기자]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하루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 않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샴푸하고 양치하고 면도하고 화장하는 과정에 이 회사는 관여한다. 바로 P&G다.
P&G는 1837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William Procter와 James Gamble이 양초와 비누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설립됐다. 그로부터 170년여간 이어져 온 세계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다.
전세계 80여개국에 진출해있으며 직원 수만해도 13만여명에 이른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팬틴, 헤드앤숄더 샴푸, 질레트, 브라운, 오랄비 등 300여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 중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브랜드만해도 50여개. 단일제품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억달러가 넘는 제품은 25개에 달한다.
매년 Fortune지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에 단골로 등장할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 매출 증가율 낮지만 이익 증가율 높아
6월 결산법인인 P&G는 이번 회계년도에 전년대비 1.17% 늘어난 846억5825만달러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각각 7.01%, 9.78% 증가한 159억1116만달러, 118억747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P&G의 매출 비중은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가 39%, 서유럽 지역이 19%, 아시아지역이 18%를 차지한다. 미국, 유럽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유니레버가 반사이익을 본다.
P&G는 이런 문제를 대비해 신흥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있다.
밥 맥도날드 P&G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신흥국을 보다 균형있게 공략할 것"이라며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10대 시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 새로운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매출 확대를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브루스 브라운 P&G 최고기술책임자는 "P&G에 블록버스터가 없어졌다"며 "이전처럼 히트상품을 내야 한다"며 비판했다.
P&G의 연구개발비는 2012년 회계연도 기준 20억 2900만달러다. 2006년보다는 줄어든 수치지만, 2009년부터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려오고 있다.
최근 P&G는 올해 11개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 경기 방어주, 증시와 '따로 또 같이'
지난 22일 기준 P&G의 시가총액은 2110억7400만달러, 주가는 77달러 수준이다. 52주 최고가 77.82달러 부근에 있다.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EPS(주당순이익)는 4.06달러다. 이는 P&G보다 규모가 큰 미국 존슨앤드존슨(3.94달러), NESN(3.55달러)보다 크다.
<자료: 신한금융투자> |
P&G는 생활용품 제조업체의 특성상 경기 침체에도 수요가 일정해 손실을 방어할 수 있는 '경기방어주'로 분류된다.
알렉 영 S&P 투자전략가는 "경기가 침체를 보일 때 소비재업종이 전통적으로 경기둔화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준다"며 "대형 소비재업종은 높은 배당금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P&G는 지난 52주간 S&P주가의 하락분보다는 적게 떨어져 방어주로 기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자료 : 신한금융투자 제공> |
현 주가(77달러 수준)가 52주 최고가(77.82달러) 부근에 이르러 더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P&G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한데다, 연관 회사와 합병해 덩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P&G가 제공하는 샴푸, 화장품, 생리대 등은 서로 연관성이 낮아보이지만 같은 소비재라는 점에서 유통, 기술, 지식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 5년 평균 ROE 18%...56년 연속 배당금 올려
"ROE 추세만 봐도 미래 이익을 예측할 수 있다. ROE가 최소 연 15% 이상이면 투자 메리트가 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의 말이다.
지난 5년간 P&G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18.61%를 기록했다. ROE란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ROE가 높은 기업일수록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이익을 창출한다는 의미.
<자료 : 신한금융투자> |
기업, 업종마다 적정 ROE의 수준은 다르지만, 꾸준히 15% 이상의 ROE를 낸다는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것. 더욱이 장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삼으려는 투자자라면, 한 해의 ROE 실적보다 '지속성'에 촛점을 두는 것이 적합하다.
한편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해왔다는 점도 P&G의 투자포인트다.
P&G 홈페이지에는 "올해까지 배당금을 56년 연속으로 올렸고, 122년 연속으로 지급하고 있다(P&G has been paying a dividend for 122 consecutive years since its incorporation in 1890 and has increased its dividend for 56 consecutive years)"고 명시하고 있다.
'2012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P&G의 주당 배당금은 2007년 1.28달러, 2008년 1.45달러, 2009년 1.64달러 등 꾸준히 증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작년 주당 배당금은 2.14달러였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대형주라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건 아니지만, 안정성을 담보하면서도 배당금을 통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며 "안정성과 수익 두마리 토끼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