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중국주식 강세. A주 증시는 유동성 감소 우려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개인투자자의 국외 직접 투자가 연내에 허용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시장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6일 미국 증시에선 중국 테마주 주가가 일제히 급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초부터 각 관련 부처를 통해 '적격 국내 개인투자자(QDII2)'제도의 연내 시행 방안 소식이 전해졌고, 6일 열린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관련 제도 시행에 관해 다시 언급하자 시장이 바로 반색하며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제도 시행과 함께 위안화 자본계정의 태환이 속도를 내게 되면 위안화 국제화 행보도 그만큼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QDII2는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은 중국 개인 투자자가 국외 금융 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까지 중국의 개인투자자는 적격 기관투자자(QDII)의 펀드를 통해서만 국외의 금융시장에 투자할 수 있었다.
중국 국내 증권사들도 QDII2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QDII2 제도가 시행되면 증권사가 기존의 QDII 업무를 기초로 개인투자자의 국외 투자 창구 기능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도보(經濟導報)의 6일 보도에 따르면, 광파(廣發)증권 등 몇몇 증권사들은 연해 도시를 QDII2 시범 운영 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국무원에 제출했다.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선전(深圳), 원저우(溫州) 및 톈진(天津) 등 지방정부도 QDII2 시범지역 자격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 중국 본토자금의 홍콩 직접투자 제도인 '홍콩주식 직행열차' 프로그램을 설계했던 셰융하이(謝涌海)는 "중국의 막대한 외환 보유고와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힘입어 QDII2 제도가 신속히 실시 될 것이며, 투자 한도 규모도 위안화 적격 해외기관투자가(RQFII) 의 2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주식 직행열차'는 국가외환관리국의 제지로 2010년 폐기됐다.
한편 홍콩은 QDII2 제도 실시의 최대 수혜 지역이 될 전망이다. QDII2의 첫 국외 투자 허용지역으로 선정될 것이 확실한 홍콩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당장 증시부터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홍콩주식 직행열차 프로그램이 발표되자 홍콩 항셍지수는 처음으로 2만9000선을 돌파했다. 올해 1월 QDII2 제도 시행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항셍지수는 즉각 상승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QDII2 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은 뜨겁지만, 중국 경제와 금융 제도 발전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좀 더 힘을 얻고 있다.
칭화(淸華)대학 경제관리학과 리차오쿠이(李稻葵) 교수는 중국의 국외 투자 제도 확대는 △ 부동산으로 몰리는 여유자금을 해외 투자시장으로 유인해 정부의 거시경제 운용 부담을 줄이고 △ 해외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저평가된 중국 관련 주식 주가의 상승 △ 핫머니 등 중국으로 몰리는 국외 유동성 과잉 상쇄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QDII2 제도는 개인 주식 투자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중국 A주 증시의 상장회사들은 폐쇄적 시장 환경 속에서 실제 가치보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수익률은 낮아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개인투자자의 국외 금융 상품 투자가 허용되면 A주 증시 자금의 국외 증시로의 대량 유출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상하이교통대학의 쳰쥔후이(錢軍輝) 부교수는 "외환보유고의 투자 다원화를 위해서라도 개인 투자자의 국외 투자 허용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다만 A주, 특히 차스닥과 중소형기업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