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월요일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15개월래 최저치로 밀려났다. 중국이 해외 자금 유입을 제한하는 새로운 법안을 소개할 것으로 알려지자 최근 위안화 강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지난 6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성명서를 내고, 앞으로 외화차입금이 외화예금의 75%를 초과하는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기준에 근거해 외화차입금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전날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화 당 6.1790위안을 기록하면서 2012년 1월 이래 최저치까지 밀려났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도 0.18% 약세를 보인 6.1667위안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이래 가장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이번 조치에 대해 홍콩시장의 외환거래 전문가는 "전체 은행 시스템 내 외화차입금 규모가 외화예금을 초과하는 탓에 이러한 비율에 조정이 가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SAFE는 새로운 규제의 목적이 해외 통화 유입에 대한 제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자금 유입이 자산 가격을 부풀리고 경기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통화 완화라는 이름하에 금융시장 내 유동성을 넘쳐나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매력적인 종착역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자료에 의하면 3월말 기준 전체 은행들의 외화차입금은 총 7543억 달러를 기록, 외화예금 4416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해외 통화에 대한 예대율이 참조치를 넘어설 경우 외환 포지션을 강화해야 한다. SAFE는 "비정상적인 자본의 흐름이 관찰되거나 서류 위조가 관찰될 경우 엄격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HSBC의 분석가들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감지된다면 위안화 절상에 대한 낙관 심리는 잦아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금 유입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최근의 위안화 상승세가 당국의 허용 수준을 넘어섰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와 견실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위안화의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