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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 설비투자 '기지개'… 세번째 화살 '시위'

기사입력 : 2013년05월14일 11:27

최종수정 : 2013년05월14일 11:27

[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아베 신조 총리의 ‘세번째 화살’에 해당하는 경기 부양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낮은 대출금리와 넘쳐나는 현금에 힘입어 일본 기업들이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발표된 기업 실적 보고서에서도 기업들의 신규 투자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도시바는 올 회계연도 중 반도체에 대한 설비투자를 두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고, 지난달 혼다자동차는 올해 전체 투자규모를 18% 확대하는 한편 4억 7000만 달러를 들여 멕시코에 변속기 공장을 설립할 계획임을 알린 바 있다.

또 마쓰다자동차의 경우 지출이 68%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물류 대기업 야마토 홀딩스는 올해 지출의 70%를 설비투자에 쏟아 신규 물류거점을 오픈하는 한편 1일 배송 서비스 시간도 단축할 계획임을 밝혔다.

기업들의 이 같은 설비투자 움직임이 장기간 지속되고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베의 '세번째 화살'인 경기부양 성공의 관건이라는 지적.

다이치생명 연구소에 따르면 주가 상승으로 기업의 주식가치가 늘고 차입 가능액 역시 확대되면서 올 회계연도 중 일본 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적어도 2.5% 늘고 내년에는 4.5% 추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설비투자 확대 분위기를 가장 빨리 체감하는 곳은 부품 제조업체들로, 미쓰비시일렉트릭의 공장설비 주문은 3월 중 전월 대비 두 자릿수의 퍼센트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일렉트릭의 공장 자동화기기 매출은 올해 10%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설비투자 증가는 2008년 리먼사태와 2011년 대지진으로 정체됐던 수요였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따른 일본 경기 회복을 단언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니혼연구소 선임이코노미스트 마츠무라 히데키는 ”비용 절감과 기존 설비로 견디기를 수 년간 지속해온 일본 기업들이 마침내 원하던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좋은 신호이긴 하나 기업들이 해외 경쟁업체들을 앞설 수 있는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공격적 투자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행(BOJ)의 3월 단칸서베이에 따르면 소규모 제조업체들은 올해 지난해보다 2.5% 많은 투자에 나설 예정이지만 같은 서베이에서 대형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전망은 보합으로 나왔다. 대형 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약속하거나 신규 투자처를 해외로 돌리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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