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국내에서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살인 진드기 사망자가 나오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질병관리본부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유사 사례자 5건에 대한 역추적조사 결과 사망 사례 1건에서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강원도에 거주하던 63세 여성으로 지난 2012년 7월 텃밭에서 작업을 하던 중 벌레에 물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후 발열과 설사, 벌레 물린 자리가 부어오르는 증세로 8월 3일 동네병원을 찾았다가 증세가 악화돼 8일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같은 달 12일 다발성 장기부전이 진행돼 사망했다.
이 환자는 사망 당시 쯔쯔가무시증·신증후군출혈열·말라리아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와 원인불명 열성질환 사망 사례로 분류됐으나 이달 서울대병원이 실시한 역추적조사에서 SFTS로 밝혀졌다.
다른 역추적조사 대상 4건의 경우 국립보건연구원이 보관 중인 검체를 대상으로 유전자검사를 실시했으나 SFTS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유전자 검사 결과 2건은 SFTS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2건은 A형간염과 신증후군출혈열로 추정됐다.
의료기관이 신고한 의심사례 5건 중 생존 사례 4건은 SFTS가 아니거나 증상적으로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사망한 제주도 남성 환자는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 환자에서도 SFTS 관련 유전자가 검출됐으며 잠정 검사 결과 SFTS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SFTS가 진드기를 통해 발생하는 만큼 평소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SFTS 매개 진드기는 작은소참진드기다.
이 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야외활동 시 긴 옷과 모자 등을 착용해 외부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기피제를 사용하며 인적이 드문 숲 등에 방문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귀가 후 탈의 과정에서 물릴 수 있으므로 옷을 잘 털고 즉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단 감염률이나 치사율이 높지 않다며 과도한 우려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해외 보고에 따르면 진드기가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확률은 0.5%에 불과하며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치료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수칙을 잘 알고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