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으로 촉발된 달러화 하락 압박이 내구재 주문 증가에 다소 진정됐다.
유로화가 하락한 반면 엔화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남아공 랜드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0.90% 떨어진 101.10엔에 거래됐다. 전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02엔을 회복한 달러/엔은 이날 장중 100.67엔까지 하락했다.
유로/엔은 0.93% 하락한 130.71엔을 기록,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1.2929달러로 보합권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16% 내린 83.62를 나타냈다.
엔화는 주간 기준 달러화에 대해 2.1%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폭의 상승이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0.9% 상승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통화완화를 충분히 시행했다고 언급한 후 엔화 강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이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파비안 엘리어슨 기업 외환 영업 부대표는 “엔화가 강하게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이지만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게임 체인저는 아니다”라며 “엔화가 다시 약세 움직임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내구재 주문은 글로벌 경기 부진에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4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RBS 증권의 브라이언 다인저필드 외환 전략가는 “내구재 주문 상승은 기업의 자본투자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며 “지표 개선이 유로화 대비 달러화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지표도 개선됐다. 대기업 제조업체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이포지수가 5월 105.7로 전월 104.4에서 상승, 유로존 침체 심화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유로화 강세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주변국 국채 역시 하락,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뚜렷했다.
이밖에 남아공의 랜드화가 달러화에 대해 0.65% 하락했다. 랜드화는 주간 기준으로도 2% 이상 떨어졌다.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광산업의 노동자 파업으로 인해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랜드화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