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머징마켓 정크본드와 외환시장까지 파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채권과 외환시장에 냉각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팔자’에 나선 데 따라 수익률이 급상승, 이에 따른 파장이 글로벌 채권 및 외환시장으로 급속히 번지는 양상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 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된 가운데 이머징마켓의 정크본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적신호가 뚜렷하다.
1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2.29%까지 뛰었다. 수익률이 14개월래 최고치까지 오르자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냉각기류는 이머징마켓의 정크본드와 외환시장의 유동성 흐름까지 본격적인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날 짐 오닐 골드만 삭스 자산운용 전 회장은 10년물 수익률이 4% 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1~2년 사이에 시장금리가 정상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변경에 따른 국채시장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10년 4월 4% 선을 하회, 내림세를 지속했고 지난해 7월 1.3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금리의 뚜렷한 상승 추세는 유럽과 이머징마켓의 채권 및 외환시장을 이미 강타하기 시작했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 유로존 주변국 국채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해외 투자자금이 썰물을 이룰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최근 인도 루피화와 남아공의 랜드화 등 이머징마켓 통화의 약세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및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매크로 전략가는 “이머징마켓 통화의 변동성이 단시일 안에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드니들 자산운용의 마틴 하비 펀드매니저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유로존 주변국 국채시장 매도 움직임이 언제 종료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이머징마켓에서는 정크본드의 CDS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 제외 아시아 지역의 40개 투자등급 회사채 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아시아 인덱스는 142bp까지 상승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정크본드 발행이 최고치에 이른 상황에 중국을 필두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가파른 수익률 상승을 경고했다.
연초 이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정크본드 발행액은 19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라 투자자들은 지난 5월 기준 한 주 동안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6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회수,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