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 돌파', '하향 돌파' 의견 엇갈려
[뉴스핌=박기범 기자] 최근 인도발 위기가 불거지고 9월 양적완화 축소가 가시화되며 아시아 통화 대비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110~1126원에서 박스권을 형성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불안 속에서도 원/달러는 1120원을 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종가 기준(22일 현재)으로 8월 중 1120원을 넘은 것은 8월 1~2일과 20일, 22일 단 4일에 불과하다. 1110원을 하향 돌파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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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 장세에 머물러 있는 이유로 시중은행 딜러들은 ▲바캉스 장세로 인한 적은 거래량 ▲상하단이 막힌 장 ▲수출업체들의 레깅전략 등을 꼽는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이 빠질 것 같은데 거래량이 적다 보니 힘이 부족해 더 빠지지 않는 모습을 8월 자주볼 수 있었다"며 "또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펀더멘털이 강하다보니 위로 가기도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래로 내려가기에는 당국 개입 및 레벨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며 "수출업체들도 휴가 시즌에다 이달 레벨 꾸준히 낮다보니 레깅전략을 취해 추가 하락도 쉽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많은 시중은행 딜러들은 곧 박스권 장세가 깨질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다만 박스권이 깨질 것으로 예상한 딜러 중 위쪽 방향으로 깨질 것으로 예측한 딜러와 아래 방향으로 깨질 것으로 예상한 딜러가 팽팽한 모습이었다.
상향 돌파를 예상한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9월 양적완화 축소론이 회의록 발표를 앞두고 재부상하고 있다"며 "또한 주요 이평선들의 골든 크로스를 앞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딜러는 "양적완화 축소를 통화 관점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기 회복에 대한 시그널 관점에서 받아드린다면 미국채 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달러/엔 상승으로도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달러/엔 상승에 따른 원/엔 환율 하락과 낮아지는 원/달러 환율로 결국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하향 돌파를 예상한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 국채금리가 2.60~2.70%였을 때 1160원선이었으나 지금 2.80%대임에도 111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글로벌 달러 강세 베팅이 있었음에도 오르지 못하면 결국에는 하향돌파할 수 밖에 없다"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딜러는 "원/달러 거래 레인지 고·저점이 6월 1110~1160원, 7월은 1110~1150원, 8월은 1110~1126원이었다"며 "점점 상단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한 8월 수출업체들이 레깅을 꽤 많이 해 근근이 버티고 있으나 환율이 낮아질 것이란 신호가 오면 추격매도가 급하게 나올 것"이라며 "네고물량이 박스권 하향 돌파의 키"라고 예측했다.
물론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점쳤던 딜러도 있다.
그 딜러는 "1110~1120원 사이는 소위 골디락스 환율로 불린다"며 "연초 수출업체들이 예상했던 원/달러 환율인 1000원대 후반보다는 현재 높은 상태이고 '버냉키 쇼크' 이후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보단 50원 낮은 상태라 수입·수출업체 양쪽 모두 크게 불만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