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긴축에 신흥국 수출↓ 수입↑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의 국채매입 축소가 현 신흥국들의 경제위기 상황의 주 요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신흥국들 위기로 몰고 간 진짜 범인은 '유로존'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위기에 몰린 신흥국들의 공통점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인데 그 원인이 바로 유로존의 긴축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상적자로 경제위기가 심화된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인도와 인도네시아, 터키다. 인도의 올해 1분기 경상적자는 1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분기 경상적자가 98억 달러로 전분기 수준에서 무려 70%나 급증했다. 터키도 상반기 누적 경상적자가 36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보다 59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유럽정책연구센터(CEPS)의 대니얼 그로스 소장은 지난 6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올린 기고문("Emerging Markets’ Euro Nemesis")을 통해 유로존의 침체된 수요로 인한 긴축정책이 신흥국 경제의 취약성을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수 년째 정체된 수요로 인해 수입은 제자리 걸음을 한데 비해 수출은 늘면서 신흥국 경상수지를 악화시켰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2008년 경상적자가 1000억 달러에 이르렀던 유로존은 올해 30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급성장세로 전환했다. 5년전 적자수준이 총 3000억 달러에 이르렀던 남유럽국가들도 최근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 수출이 늘었지만 수요는 거의 확대되지 않았다. 유로존의 지난 5년 간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0.25%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의 대외적자가 최근 몇 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세계 경상수지 흐름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그로스는 설명했다. 통화가치 약화로 인한 수출 증대효과는 내수 증대로 인한 수입 증가로 상쇄된다는 말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도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경제정책을 통해 미국경제가 살아나 소비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이 신흥국의 현 경상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그로스는 "세계 3대 경제대국 중 미국을 제외한 중국과 유로존은 소비보다는 수출을 통한 흑자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미국이 다시 세계시장의 소비자 역할을 맡아야만이 금융시장 불안감으로 인한 세계경제 약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보고서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