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 완화…실물경기 회복 기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3년간 고강도 긴축을 단행한 유로존 주변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의 예산 삭감이 내년 속도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를 포함한 유로존 국가들 사이에 긴축의 역효과에 대한 비판이 거센 데다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한 만큼 예산 삭감을 완화해도 좋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내년 실물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AP/뉴시스) |
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선진 7개국(G7)의 예산 삭감 규모가 올해보다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3년 전에 비해 예산 부족분이 4분의 1 가량으로 줄어든 만큼 극단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골드만 삭스와 도이체방크 등 주요 투자은행(IB)도 내년 긴축 완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의 호세 우르수아 이코노미스트는 “예산 삭감이 축소되면서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을 한층 강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내년 경기 회복의 핵심 동력이 중앙은행의 부양책에서 긴축 완화로 교체될 것”이라며 “내년 S&P500 지수가 19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세금 인상과 공공 부문 지출 감소 등이 완화되면서 민간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예상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고강도 긴축이 없었더라면 올해 비농업 부문 고용 창출이 월 40만건까지 증가, 실제 수치인 18만6000건을 두 배 이상 넘어섰을 것으로 판단했다.
투자가들은 스페인을 포함한 유로존 주변국의 재정이 안정을 이루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당폭 떨어진 데 의미를 부여했다.
IMF는 경기 순환을 감안한 미국의 적자가 올해 GDP 대비 1.9%에서 내년 1.2%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012년 4.2%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노무라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추가적인 예산 삭감을 단행할 뜻이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2014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내년 하반기와 2015년으로 넘어갈수록 성장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그룹의 지아다 지아니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만큼 2009년 이후 줄곧 허리띠를 졸라맸던 각국 정부가 내년 처음으로 속도를 늦출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