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투입 석유화학사업 확대..먹거리 투자 본격화
에쓰오일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를 올해 본격화한다. 에쓰오일은 약 5조원을 투입해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고, 기술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011년 완공된 온산 제2아로마틱 공장.(사진 = 에쓰오일) |
에쓰오일의 지속성장 본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땅 위의 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와 최근 각광받고 있는 파라자일렌(PX) 등의 투자로 미래 성장먹거리를 확보해 온 에쓰오일은 올해 또다시 성장을 위한 본격 투자에 나선다.
남보다 한발 앞선 투자로 정유업계의 신사업 패러다임을 선도해 온 에쓰오일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관련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확대에 5조원 투자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외국인투자기업인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울산에 5조원 규모를 투자하기 위해 부지 확보작업을 하고 있으며 서울 마곡에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파라자일렌(PX) 중심의 석유화학부문에서 고부가가치 하류부문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하류부문은 파생상품의 종류가 많고, 성장 잠재력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장점이 있다.
또한 에쓰오일은 수도권인 마곡에 기술연구소('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Center')를 설립,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호주 유류 공급업체인 United Petroleum 지분인수 등 M&A(인수합병)도 검토중이다.
앞서 알 마하셔 사장은 최근 신년사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정유ㆍ윤활ㆍ석유화학 사업을 아우르는 가장 수익성 있는 종합 에너지 회사를 달성하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단언컨대 에쓰오일에 새 역사를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고도화ㆍPX 등 앞선 투자로 신사업 패러다임 선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화학 업계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에쓰오일의 적극적인 투자행보는 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설립 초기 윤할기유를 시작으로 1990년대 고도화설비, 2000년대 PX 등 앞선 투자로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의 패러다임을 선도한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2008년 1조3000억원 규모의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투자를 철회하던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주저하지 않은 것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PX공장 증설 등을 포함한 온산공장 확장을 추진하던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와 내부적으로 추진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확장을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온산공장 프로젝트는 석유화학부문의 파라자일렌(연산 110만t)과 벤젠(28만t)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2011년 완료됐다.
프로젝트 완료 후 에쓰오일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은 연간 70만t에서 단일공장 세계 최대 규모인 180만t으로 늘어 났으며, 벤젠은 연간 30만t에서 58만t으로 늘어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됐다.
이 같은 에쓰오일의 과감한 투자는 달콤한 결실을 가져왔다. 2009년 3490억원이던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2010년 813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1년에는 1조6980억원까지 치솟았다. 2012년에는 78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이 파라자일렌 사업으로 재미를 보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경쟁사들도 투자해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정유사업 부문에서도 경쟁사들보다 10년 이상 앞선 1990년대 중반부터 고도화 시설을 갖춤으로써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또한 1976년 설립 당시부터 첨단 기술에 의한 자본집약적 사업인 고급 윤활기유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윤활기유 단일공정으로는 세계 2위 수준인 하루 4만2700배럴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장치산업에서의 시설투자는 자동차와 반도체에서의 R&D와 같다”며 “환경이 어렵더라고 투자를 주저하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에쓰오일의 성장 DNA로, 그렇게 성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