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독일 국채 과매수 진단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점차 강화되고 있지만 채권이 답이 아니라는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전 수준으로 밀렸고, 독일 10년물 수익률 역시 6개월래 최저치에 근접하자 투자가들 사이에 경계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빌 그로스와 제프리 건들라흐 등 채권투자 강자의 대표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채수익률 변동 추이. [자료 : Barron`s] |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잭 부루드장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채권시장의 랠리는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국채 수익률이 최근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순간 반전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3일 2.57%까지 하락해 3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고, 독일 10년물 수익률도 2.65% 내외로 6개월래 최저치인 2.6%와의 거리를 크게 좁혔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4일 0.604%로 2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5일(현지시간) 투자 보고서를 토해 독일 국채가 극심한 과매수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곧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과 기업 이익 증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꺾이지 않았다는 점도 국채 수익률 하락이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인터내셔널 룩셈부르크 은행의 한스 게티 투자 헤드는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며 “1월 글로벌 자산시장의 동향과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채권 가격 상승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되지만 상승폭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프라이빗 뱅크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도 “모든 투자자들이 채권에 몰려들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채권 투자 리스크를 감안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가 연초 이후 일제히 강한 상승을 연출했지만 대표적인 채권 펀드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의 토탈리턴 펀드에서 35억달러가 순유출, 9개월 연속 자금이 이탈했다.
채권 구루로 불리는 건들라흐의 더블라인 캐피탈 채권펀드에서도 5억25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