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조금씩 고개를 들던 낙관론이 그새 수그러졌다. 입춘은 지났지만 얼어붙은 날씨처럼 이머징 시장을 향한 투자심리도 좀체 풀리지 않고 있다.
10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27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결과 응답자들의 투자심리는 글로벌 전반에 거쳐 악화됐다. 특히 이머징 시장을 두고는 '축소' 의견이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 기자> |
중기 기준 이머징 시장을 적극축소 및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17표(68%)로 집계됐다. 지난달 동일한 의견이 10표(38%) 나온것과 비교해봤을 때 30%포인트 가량 급증한 것이다.
장기 기준으로도 변화는 감지됐다. 비중을 줄여야한다는 의견이 5표(20%)로 지난달 2표(7%)를 기록한 것보다 3배가량 뛰었다. 또 확대(14표)가 유지(10표)를 앞질렀던 지난달과 비교해 이번엔 유지(11표)가 확대(7표)를 넘어섰다.
특히 이머징 시장 가운데 남미와 아시아 지역을 두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경계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신흥국 위기론의 한 가운데 있는데다 기존부터 제기돼온 펀더멘털 우려가 해소되지 않아서다.
김기홍 한화생명 강남FA센터장은 "남미 지역은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등 재정적자와 경상적자로 취약성이 표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명 현대증권 상품전략부 부장은 남미, 아시아지역에 대해 "테이퍼링 영향, 경제구조 개혁 등 정치적 이슈로 이머징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 위기에 대한 우려는 선진국과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여전히 신흥국에 비해 안전하다는 인식은 유효했으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추천하는 의견은 다소 줄었다.
중기 기준 국내 시장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15표(60%)로 여전히 다수였으나 지난달 20표(74%)에 비해 줄었다. 아울러 지난달에 전 기간에 걸쳐 적극확대 의견이 나왔던 것에 비하면 이번달에는 단기에만 1표 나온것이 전부였다.
선진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중기 기준 확대 의견을 제시한 비율은 13표(52%)로 지난달 20표(7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22%포인트가 감소했다. 장기를 기준으로는 확대 및 적극확대(10표)와 유지(10표)가 팽팽히 맞서 지난달 유지(11표) 확대 및 적극확대(14표)를 기록한 것과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선호 강도는 줄었지만 신흥국이나 국내를 비교해봤을 때 여전히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이 유망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박수명 부장은 "북미지역은 미국의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추가 상승이 기대되고, 유럽도 경기회복을 따라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형 삼성자산운용 리테일영업본부장도 "IT, 셰일가스, 전기차 등 신기술 발전 모멘텀을 가진 북미지역과 경기회복이 있는 유럽이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테크 전문가들은 시장 등락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롱숏펀드'가 효과적인 투자상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주식롱숏 뿐 아니라, 한일롱숏, 글로벌 롱숏 등 롱숏펀드 라인업이 다양해진 점도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하성호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 이사는 "한일롱숏이 올해 가장 유망할 것으로 본다"며 "대표기업들이 경쟁관계에 있어 분석과 예측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제시했고, 이형일 하나은행 PB사업부 본부장은 "선진국 위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롱숏 펀드는 미국, 유럽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국내주식롱숏이 아니고서는 매우 정밀하게 설계된 상품이 아니고서야 컨트리 리스크, 환율 리스크를 컨트롤 하기 어렵다"며 "국내주식롱숏이 변동성있는 장세에 유리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