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흐름과 상관성 낮을수록 수익률 높아…환율 베팅은 상당수 실패
[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달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이 급락세를 보인 주식시장보다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현지시각) 리서치업체 HFR에 따르면 1월 중 헤지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0.60%을 기록해 같은 기간 5.3% 떨어진 다우지수와 3.46% 빠진 S&P500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헤지펀드와 S&P500 성적 차이는 2012년 5월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셈이다.
헤지펀드 중에서는 시장 전반 흐름과 상관성이 떨어지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펀드들이 괜찮은 수익을 낸 반면, 주식 및 외환과 관련해 헛다리를 짚었던 펀드들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펀드 중 런던소재 헤지펀드 업체인 옴니파트너스의 옴니 매크로펀드는 1월 중 3%의 수익을 거뒀다.
옴니파트너스 수석투자담당 스테픈 로젠은 “주식 시장이 현 수준에서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는 견해를 한동안 유지해 오고 있다”며 “주식 시장 매수가 과도했기에 올해 우리는 주식시장에 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미국 중소형주와 브렌트유에는 숏 포지션(매도), 남아공 랜드화 대비 미 달러화에 대해서는 롱 포지션(매수)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 베팅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뒀던 파인 리버는 다양한 전략 펀드를 통해 2.47%의 수익을 올렸고, 파인 리버 채권펀드에서는 2.58%의 수익을 기록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윌리엄 애크먼이 운용하는 퍼싱 스퀘어는 애크먼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국 대형 위스키업체 ‘빔’을 일본 산토리 홀딩스가 인수한다는 소식과 관련해 4.1% 수익을 올렸다.
이 밖에 네일 크리스의 허치슨 힐은 2.3%, 데이비드 타윌의 매글란캐피탈은 3%, 리드 그리피스의 폴리곤 유럽주식기회펀드는 4.3%, 제이콥 고틀리엡의 비지움 인스티튜셔널 파트너스 펀드는 5.02%의 수익을 각각 남겼다.
전문가들은 최근 헤지펀드 동향을 보면 전반적으로 시장 상관성이 낮고, 매도장에서 수익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콜롬비아대 마이클 웨인버그 교수 역시 헤지펀드들이 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다른 알파를 추가함(포트폴리오 다각화)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이런 전략은) 초반에는 약간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지만 매수 포지션만 취하는 펀드에 비해서는 손실이 훨씬 적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과 미국 주식 등에 롱을 취하고 엔화 등에 숏을 취한 펀드들은 손실이 났다. 세계 3위 헤지펀드인 브레반 하워드 펀드는 비슷한 전략을 취해 1.38%가 빠졌다.
UBS는 최근 헤지펀드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의 환율 베팅이 실패했다며, 특히 롱 달러 숏 엔이나 숏 달러 롱 멕시코 페소 등의 전략이 그 예라고 강조했다.
다만 CNBC는 1월 시장이 갑자기 뒤집어진 만큼 헤지펀드 손실에 크게 놀랄 필요가 없다는 관측자들의 분석도 소개했다.
씨티프라이빗뱅크 헤지펀드리서치 대표 에릭 시겔은 “매크로펀드는 대개 주식이나 채권, 수익률커브 등 전반적 시장에 투자하는데, 뚜렷한 수익을 내려면 하나 이상의 시장에서 지속적인 대규모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지금 같은) 레인지(박스권) 장세에서는 (투자) 방향을 잡기가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