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액 연 50억→80억, 연구대상도 소자위주→소재 검사 추가
[뉴스핌=홍승훈 기자] 앞으로 5∼10년후 상용화가 기대되는 유망 반도체 원천기술 선점을 위한 정부와 민간기업의 공조체제가 한층 강화된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3년만에 수출 1위 품목에 재등극하고,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마저 제치며 글로벌 점유율 2위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의 투자가 소홀하고 반도체 원천연구 기능이 후퇴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추진해온 관련 연구개발 사업과 관련, 올해부터 투자규모를 연 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참여기업도 6개에서 9개로, 연구대상 역시 반도체 소자 위주이던 것을 소재 및 검사분야를 추가하는 등 본격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산업부는 기업과 정부가 자금을 투자하고 대학 및 연구소가 연구의 주체로 참여하는 '미래 반도체 소자개발'사업에 전년 대비 60% 증가한 총 80억원을 투자하고, 참여 대상도 대기업 위주에서 테스, 오로스테크놀로지, 넥스틴 등 국내 반도체 장비와 소재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착수한 이 사업 1단계에선 정부와 삼성전자 등 6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향후 5년간 250억원(연 5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서울대와 ETRI 등 총 13개의 대학과 6개의 연구소가 12개의 연구과제를 수행해왔다.
참여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글로벌 장비기업(AMAT(美), ASML(和), TEL(日), Lam Research(美)) 등이며 참여 연구기관은 서울대, 연세대, 포항공대, 한양대, 서강대, ETRI, KIST, GIST로 구성돼 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 서울호텔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테스, 오로스테크놀로지, 넥스틴 등 5개 기업과 '미래 반도체 소자개발 2단계 투자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래기술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 속에서 대기업들은 미래 반도체 관련 중장기 투자에 소홀했고 국내 대학과 연구소의 반도체 원천연구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며 "이같은 위기의식으로 인해 이번 사업이 기획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참여기업들의 추가 투자를 유도해 지원규모를 연 50억원 수준에서 80억원으로 대폭 늘렸고, 이를 바탕으로 2019년까지 총 500억원 규모를 투입, 우리나라 미래 반도체 연구의 핵심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2단계 사업은 이달 말 공고, 5월 중 사업자 선정 평가를 거쳐 6월부터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대기업 위주의 소자 기술 개발에 집중했던 1단계와는 달리 2단계에선 국내 반도체 장비 및 소재 중소기업들의 수요가 예상되는 미래형 반도체 소재 및 검사측정 장비 분야 등으로 사업의 기술개발 범위를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최태현 소재부품정책관은 "지난 수년간 일본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저하 사례에서 봤듯 지금 세계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혁신기술 개발과 효율적인 대중소 협력 생태계 구축이 없이는 우리 반도체 산업도 언제 경쟁국에 추월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중소 장비 소재 기업들도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