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디폴트시 부동산 및 금융시스템 위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부동산 업체 저장싱룬부동산이 디폴트를 선언한 데 따라 관련 업계가 발행한 달러화 표시 회사채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무분별한 개발에서 비롯된 중국 부동산 버블이 무너질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 4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에버그레이드 리얼 에스테이트 그룹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수익률이 10.562%까지 상승,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또 다른 부동산 업체인 에자일 프로퍼티 홀딩스의 2017년 2월 만기 회사채 역시 수익률이 20bp 급등, 7.459%에 거래됐다. 이는 발행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저장싱룬부동산이 35억위안(5억6600만달러)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고 디폴트를 선언한 데 따라 중국의 부동산 및 건설 업체들의 회사채가 ‘팔자’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유령 도시가 곳곳에 생겨날 정도로 과잉 개발 논란이 뜨겁게 일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이 강도 높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데 월가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건설업계의 연쇄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주택 버블의 무질서한 붕괴가 연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중국 지방정부가 집값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데 따라 올들어 1~2월 부동산 가격이 5% 급락했다.
상하이 부동산 지수는 연초 이후 10.2% 급락했고, 지난 10일에는 1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의 실버크레스트 자산운용의 패트릭 쇼바넥 전략가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값싼 신용으로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일으켰다”며 “신용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회사채 수요가 위축될 경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에쿼시아 프로퍼티의 마크 베일리 신용 전략가는 “이번 부동산 업체 디폴트는 상하이 차오르보다 심각한 사태”라며 “중국 부동산 붐의 심장부에 일격이 가해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이 건설 업계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축소할 경우 관련 업체들이 연쇄 부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이번 부동산 업체 디폴트가 일회적인 문제로 종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다리우스 코왈지크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수요가 둔화되는 만큼 재정 압박을 호소하는 부동산 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은행권이 부동산 관련 대규모 여신을 보유한 만큼 부실 여신이 늘어나면서 금융시스템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