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경쟁이 車보험료 인상으로, ‘보험사의 발등 찍기’
[뉴스핌=최주은 기자]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앞 다퉈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제 발등을 찍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손해율이 치솟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할인 경쟁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1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은 만성 적자 구조로, 지난해 누적 적자 규모는 9417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2년 5749억원 적자가 난 것에 비하면 61% 증가한 수치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은 차보험 할인 항목을 늘리고 대상을 확대했다.
당시 할인 확대가 결국엔 보험료 인상 폭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됐었지만, 당장의 경쟁이 급한 손보사들은 이를 무시했다. 이런 우려는 반년 만에 현실로 돌아왔다.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손해율이 좋지 않은데다 투자 수익까지 줄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보험료 인상이 아니다. 앞 다퉈 할인 경쟁을 하다 돌연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는 손보사의 이중적인 모습이다.
자동차보험 적자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만큼 추가 할인은 적자폭이 커지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던가.
손보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일단, 상대적으로 파장이 적은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에 한해 보험료 인상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시기적인 문제이지, 일부 자동차보험 인상이 전체 자동차보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특약 할인 축소나 영업용 차보험 인상 등은 모든 소비자에게 적용되지 않는 항목이어서 소비자들이 빠르게 인지하지 못한다”며 “여론 때문에 손대지 못했던 보험료 인상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으려고 손보사들끼리의 제살 깎아먹기식 할인 경쟁을 하다 보험료를 인상하는 게 소비자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만성 적자 속 할인 경쟁을 할 게 아니라, 건전성 강화 등 자구책 마련으로 소비자도 공감할 수 있는 가격 인상이 필요한 때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