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CJ푸드빌이 지난해 실적 악화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연결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동반성장 규제로 인해 국내 영업점을 늘리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는 게 주요인이다.
7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 신장하며 식품업계 ‘1조클럽’에 처음으로 가입했지만 수익성은 급감했다.
CJ푸드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9배 가량 늘었고 순손실은 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적자폭이 늘었다.
이같은 적자 확대는 CJ푸드빌의 국내 시장의 악화가 주요인이다.
CJ푸드빌의 국내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개별 기준 매출은 9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가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24억원, 순손실은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적자전환했다.
CJ푸드빌의 연결기준 실적이 미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 베트남 등의 해외법인을 포함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유일하게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국내 시장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상이다.
이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외식업에 대한 ‘중기적합업종 지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CJ푸드빌 측의 설명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외식전문기업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출점 제한 등 외부 환경으로 국내 성장 이 제한돼 해외 투자 연결 등 선순환 고리가 약화됐다”며 “지난해 국내 모든 외식 브랜드를 합쳐 순증은 1개 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실제 CJ푸드빌은 지난해 대대적인 브랜드 철수가 이뤄졌다. 씨푸드오션, 피셔스마켓 등의 브랜드가 폐점했고 루고커리는 본사 푸드월드점을 제외한 점포를 정리 중이다. 이 외에도 비비고 1호점은 광화문점은 조만간 문을 닫고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수익이 안 나는 점포나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식 브랜드는 점포가 늘수록 수익이 증가하는 규모인 탓에 점포 확대가 막힌 상황에서는 개별 브랜드와 점포의 수익성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아울러 CJ푸드빌의 활발한 해외진출도 현재까지 이렇다 할 결실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CJ푸드빌의 자회사 중 지난해 수익을 거둔 곳은 N서울타워 등을 위탁운영하는 CJ엔씨티와 미국법인 뚜레쥬르 인터내셔널이 각각 8억원, 4200만원을 기록한 것이 유일했다. 이 외에 CJ베이징베이커리는 98억원의 적자를, CJ베이커리 베트남은 57억원의 적자를, CJ푸드빌USA는 55억원의 적자를 냈다. CJ푸드빌 해외법인의 총 적자 규모는 292억원에 달한다.
결국 CJ푸드빌은 안방 시장에서는 ‘중기적합업종’ 규제에 차이고, 해외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 차이는 딜레마에 놓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외식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CJ푸드빌이 국내와 해외사업에서 나란히 적자가 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CJ푸드빌에서는 지난해 브랜드 및 점포 구조조정을 실시한 만큼 올해 상황은 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해 새로운 환경에 적극 대응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되고 있어 올해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